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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변방에서 '녹색 강국'으로, 사라왁의 지정학적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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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변방에서 '녹색 강국'으로, 사라왁의 지정학적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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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말레이시아의 변방이었던 사라왁주가 어떻게 중앙 정치의 분열을 기회로 삼아 녹색 에너지와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한 경제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지 심층 분석합니다.

과거 말레이시아 연방의 변방으로 여겨졌던 사라왁주가 야심찬 녹색 프로젝트들을 이끌며 연방 내 핵심 '녹색 주(Green State)'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속가능성과 청정 에너지를 요구하는 디지털 산업으로의 세계적 흐름과 맞물려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말레이반도와 사라왁 간의 연방-주 관계가 재편된 데에 기인한다. 반도 정치의 분열과 사라왁 내부 리더십의 공고화라는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며, 사라왁은 수동적인 자원 공급자에서 능동적인 경제 강국으로 전환할 기회를 잡았다.

자원의 축복, 그리고 정치적 소외

사라왁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전체 원유 매장량의 약 29%, 천연가스 매장량의 54%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오랫동안 쿠알라룸푸르에 본사를 둔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나스(Petronas)의 근간이 되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사라왁은 수십 년간 집권 연합인 국민전선(BN)의 '고정 예금(fixed deposit)' 취급을 받으며 정치적으로 소외되었다. 이 과정에서 주의 자율성은 점차 침해되었고, 석유 및 가스에서 발생하는 핵심 이익은 대부분 연방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었다.

전환점: 반도의 분열과 사라왁의 부상

전환은 2018년, 수십 년간 이어진 국민전선(BN)의 통치가 무너지며 시작되었다. 이후 말레이반도의 정치 지형은 극도로 유동적이고 분열되었다. 결정적 순간은 2022년 제15대 총선 이후 찾아왔다. 단일 연합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사라왁 정당연합(GPS)이 정부 구성의 향방을 결정하는 '킹메이커'로 급부상했다. 이 영향력을 바탕으로 GPS는 현 통합정부 구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다토 스리 파딜라 유솝을 동말레이시아 출신 최초의 부총리로 임명하는 등 핵심 요직을 확보했다.

과거 강력한 중앙정부 하에서는 협상의 여지가 거의 없었지만, 말레이반도의 정치적 혼란과 분열이 사라왁에게는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의 창을 열어준 셈이다.

동시에 사라왁 내부적으로는 안정적인 리더십 승계가 이루어졌다. 2014년 오랜 기간 집권했던 압둘 타이브 마흐무드 주수상이 물러나고 아데난 사템이 권력을 넘겨받았으며, 2017년 그의 타계 후 현 아방 조하리 오펭 주총리가 그 뒤를 이었다. 이러한 점진적 권력 이양은 분열 없이 연속성을 확보하며 사라왁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아방 조하리 총리는 목재와 전통적 자원 채굴에 집중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녹색 및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녹색 경제로의 대전환: PCDS 2030 전략

정치적 영향력을 경제적 동력으로 전환하는 작업은 사라왁 소유 기업들을 통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주는 2019년에서 2024년 사이 약 195억 5천만 링깃의 주정부 수입을 창출한 석유제품에 대한 주 판매세(SST)를 성공적으로 집행했다. 또한, 주 소유 항공사 설립을 위해 MASwings 인수를 추진하고, 아핀 은행(Affin Bank)의 지분 31.25%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되는 등 금융 및 물류 인프라에 대한 통제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중심에는 '코로나19 이후 개발 전략 2030(PCDS 2030)'이 있다. 사라왁은 바쿤(2,400MW), 무룸(944MW) 등 거대한 수력발전 댐을 기반으로 에너지 집약적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특히 수소 경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삼성엔지니어링, 롯데케미칼 등 한국 기업과 협력하는 'H2biscus' 프로젝트와 일본 기업들과의 합작인 'H2ornbill'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동시에 고갈된 유정을 활용한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연방정부보다 앞서 탄소 거래 관련 법안을 제정했다.

사라왁의 영향력은 국경을 넘어서고 있다. 2032년까지 싱가포르에 1GW의 재생에너지를 수출하는 조건부 승인을 확보했으며,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지역과 전력망을 통합하고 있다. 또한, 풍부한 녹색 에너지를 활용해 반도체 산업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페낭주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2030년까지 반도체 부문에서 주 GDP에 300억 링깃을 기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라왁의 사례는 연방 내 한 주가 어떻게 중앙 정치의 역학 변화와 글로벌 트렌드를 결합하여 자신의 운명을 재정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탁월한 예시다. 말레이반도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사라왁의 '킹메이커' 지위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라왁이 단순한 자원 공급지를 넘어, 말레이시아와 동남아시아 해양 지역 전체의 경제 지형을 재편하는 '녹색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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