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을 BL 주인공으로 만드는 소녀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청춘 드라마 '로맨스의 절댓값'에서 김향기가 연기하는 웹소설 작가 고등학생 캐릭터와 BL 장르의 글로벌 확산, K-드라마 산업의 새로운 실험을 조명한다.
학교 선생님 두 명을 BL(Boys' Love) 소설의 주인공으로 만들어버리는 고등학생이 있다면? 쿠팡플레이의 신작 오리지널 드라마 로맨스의 절댓값은 그 엉뚱한 상상을 진지하게 밀어붙인다.
낮에는 학생, 밤에는 작가
공개된 티저 영상 속 여주인공 여의주 역의 김향기는 독특한 헤어스타일로 등장한다.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보이지만, 밤이 되면 키보드 앞에 앉아 웹소설을 써 내려가는 작가로 변신한다. 그 소설의 소재는 다름 아닌 자신의 학교 선생님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BL 로맨스다.
설정 자체가 이미 여러 층위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웹소설 플랫폼 문화, Z세대의 창작 욕구, BL 장르에 대한 10대 팬덤의 열정, 그리고 그 모든 것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교차하는 방식. 쿠팡플레이가 이 소재를 오리지널 콘텐츠로 선택했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신호다.
BL은 이미 주류가 됐다
한국에서 BL 장르는 오랫동안 '서브컬처'의 영역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 5년 사이 지형이 달라졌다. 태국발 BL 드라마들이 아시아 전역에서 팬덤을 형성하고, 넷플릭스와 웨이브 같은 플랫폼들이 관련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편성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에서 BL은 꾸준히 상위 조회수를 기록하는 장르다.
로맨스의 절댓값은 BL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BL을 '쓰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접근한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장르 자체를 소비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그 장르를 사랑하는 창작자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구조다. 팬이라면 공감할 수 있고, 팬이 아니더라도 청춘 드라마로 볼 수 있는 이중 구조를 가진다.
김향기라는 선택의 의미
김향기는 아역 출신으로 한국 드라마 역사상 가장 안정적인 성장 서사를 가진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영화 증인(2019)에서 자폐 스펙트럼 소녀를 연기하며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이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배우로서의 폭을 넓혀왔다. 그런 그가 웹소설 덕후 고등학생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단순한 캐릭터 선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해외 팬들에게 김향기는 이미 검증된 이름이다. 그의 참여는 로맨스의 절댓값이 단순한 장르물이 아닌, 글로벌 K-드라마 팬덤을 겨냥한 콘텐츠임을 시사한다. 쿠팡플레이가 국내 OTT 경쟁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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