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님, 사랑해요"… 마취에서 깨어난 사람들이 털어놓은 상상 초월 실화들

"심장 모니터 소리를 듣고는 미소 지으며 흥얼거리기 시작했어요. 그러더니 '볼륨 좀 키워주세요! 이 노래 정말 좋아요!'라고 소리쳤죠. 의사와 간호사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는 순간, 우리의 뇌는 잠시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지곤 한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말과 행동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2015년 한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31%가 마취에서 깨어난 후 최소 30분 동안 섬망(delirium)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의사, 간호사, 그리고 환자들이 직접 겪은 황당하고 재미있는 마취 후 경험담이 쏟아져 나왔다. 엉뚱한 사랑 고백부터 상상 속 전투 지휘까지, 필터링 없는 잠재의식이 드러나는 순간들을 모아봤다.

예상치 못한 사랑 고백과 진심

수술실은 종종 뜻밖의 로맨스(?)가 피어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한 환자는 "귀여운 마취과 의사의 이두근을 꽉 쥐며 '오, 로드리게스 선생님, 너무 멋지고 힘세네요'라고 말했다"며 민망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또 다른 이는 남편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옆에 있던 간호사에게 "당신도 사랑해요, 물론 다른 의미로요"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심지어 간호사를 향한 솔직한(?) 평가도 있었다. 한 남성 환자는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와, 섹시한 간호사를 붙여줬네. 수술 전 그 간호사는 못생기고 불친절했는데"라고 말했다. 간호사가 "그 사람도 저였어요"라고 답하자, 환자는 "말도 안 돼? 마취가 술보다 세네. 이봐요! 내 아내 좀 불러줘요, 아내도 예뻐 보이는지 확인하게"라고 응수했다고 한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마취는 현실 감각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는다. 한 환자는 간호사가 혈전 방지를 위해 다리에 진동 슬리브를 채워주자, 자신의 고양이가 다리에 기댄 줄 알고 간호사의 머리를 계속 쓰다듬었다고 한다. 또 다른 환자는 몇 시간 동안 자신이 '엘비스 프레슬리'라고 믿으며 "저 간호사가 내 핑크색 캐딜락 열쇠를 훔치려 한다"고 경고했다.

언어 중추에 혼란이 오기도 한다. 모국어가 프랑스어인 한 환자는 마취에서 깨어난 후 4시간 동안 영어를 제외하고는 프랑스어를 전혀 하지 못해 의료진을 당황시켰다. 루마니아어를 겨우 몇 마디 아는 수준이었던 다른 환자는 수술 후 한 시간 동안 서툰 루마니아어만 구사했다고 밝혔다.

가장 기이한 사례 중 하나는 자신을 '육각형' 같다고 느낀 환자의 고백이다. 그는 만성 통증 치료를 받던 중 "와, 내가 육각형이 된 것 같아요"라고 말해 간호사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PRISM Insight: 마취 후 섬망(Emergence Delirium) 현상은 단순히 '웃긴 이야기'를 넘어, 사회적 규범과 자제력이라는 얇은 막이 걷혔을 때 드러나는 인간의 순수한 잠재의식을 보여준다. 우리가 이 이야기에 매료되는 이유는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예측 불가능성과 진솔함,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보편적인 인간적 취약성에 깊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는 가장 이성적인 인간조차도 생리적 조건에 따라 얼마나 쉽게 무장해제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