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최고의 온라인 로스트: 왜 우리는 '뼈 때리는' 유머에 열광하나

2025년 한 해 동안 인터넷을 가장 뜨겁게 달군 건 화려한 그래픽의 게임도, 거대 AI의 발표도 아니었다. 바로 누군가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유머, 이른바 '로스트(Roast)'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어드 판다(Bored Panda)에 따르면, 올해 63명의 사람들이 일명 '뼈를 맞고' 아직도 회복 중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강력한 말싸움들이 이어졌다. 크리스마스의 의미부터 가부장제, 그리고 일상적인 허세에 이르기까지 성역 없는 풍자가 쏟아진 한 해였다.

2025년 최고의 온라인 로스트: 친밀함의 새로운 척도

많은 이들이 로스트를 단순한 비난으로 오해하곤 하지만, 심리학계의 시선은 다르다. 심리학 연구가인 피터 그레이(Peter Gray) 박사에 따르면, 악의 없는 재치 있는 놀림은 오히려 깊은 신뢰와 수용의 신호가 될 수 있다. 이를 '친사회적 놀림(prosocial teasing)'이라 부르는데, 상대의 결점을 가볍게 건드리면서도 그 사람 자체를 인정한다는 역설적인 애정 표현인 셈이다. 특히 익명의 온라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매운맛 대화는 자신을 너무 심각하게 여기지 않도록 훈련하는 묘약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이번 2025년 콜렉션에서는 라이언에어(Ryanair)와 같은 기업들의 재치 있는 대응이나, 예술가를 자처하는 이들에게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들이 큰 호응을 얻었다. 피터 그레이 박사는 이러한 유쾌한 잽이 비대해진 자아를 식히고 오만한 태도를 현실로 되돌려 놓는 데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연인 사이의 로스트는 관계의 보약?

놀랍게도 로스트는 연애 전선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심리학 교수 르네 프로이어(René Proyer)의 연구에 따르면, 파트너가 자신을 농담의 소재로 삼을 줄 알 때 여성들의 관계 만족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유머 감각과 웃음을 즐기는 태도가 파트너를 선택하는 핵심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단순한 농담과 조롱 사이의 얇은 선을 지키는 것이 관건이다. 선을 넘는 비하로 변질될 경우 관계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