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노래의 비밀: 비틀즈부터 잭 화이트까지 '바이닐 LP 락드 그루브' 10선

음반이 멈춰야 할 순간에 노래가 다시 시작된다면 어떨까요? 음악 팬들에게 앨범은 단순한 청각 경험을 넘어 시각과 촉각이 결합된 예술입니다. 특히 아날로그의 상징인 바이닐(LP)에는 디지털 스트리밍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이스터 에그'가 숨어 있습니다. 바늘이 레벨 쪽으로 미끄러지지 않게 막아주는 무음 구역인 '런아웃 그루브'에 의도적으로 소리를 입힌 '잠금 홈(Locked Groove)'이 그 주인공입니다.

바이닐 LP 락드 그루브: 무한 루프에 갇힌 전설의 목소리

가장 유명한 사례는 단연 비틀즈(The Beatles)의 1967년 명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입니다. 이 앨범의 영국판은 마지막 곡이 끝난 뒤 강아지만 들을 수 있는 고주파음과 함께 기괴한 소음이 무한 반복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데프 레퍼드(Def Leppard)의 1981년작 'High ’n’ Dry' 역시 강렬합니다. 앨범 마지막 곡에서 보컬 조 엘리엇이 외치는 "No!"라는 비명이 턴테이블을 끄기 전까지 끝없이 이어집니다. 흥미롭게도 카세트 테이프 버전에서는 이 외침을 46번 반복하는 것으로 타협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안에서 밖으로 연주되는 잭 화이트의 실험정신

현대 바이닐의 수호자로 불리는 잭 화이트(Jack White)는 이 기술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습니다. 그의 'Lazaretto' 울트라 LP는 A면이 레코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재생되는 독특한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바깥쪽 가장자리에 잠금 홈을 배치했습니다. 라디오헤드(Radiohead)의 'Kid A' 또한 잠금 홈을 통해 특정 음을 무한 반복시키거나, 잠금 홈을 건너뛰어야만 들을 수 있는 숨겨진 트랙을 배치하는 등 팬들을 위한 유희를 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