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꼼수'… 법원 명령 비웃는 '대안 수수료'의 함정
구글이 법원 명령에 따라 대안 결제를 허용했지만, 새로운 '대안 수수료'를 도입했습니다. 이것이 개발자와 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합니다.
구글은 바뀌지 않았다
에픽게임즈와의 반독점 소송 패배 후, 구글이 마지못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개방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자유'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형태의 통제와 수수료 장벽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핵심 요약
- 구글은 법원 명령에 따라 외부 결제 및 앱 다운로드 링크를 허용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개발자에게 12~27%에 달하는 '대안 수수료'를 부과하여 실질적인 혜택을 무력화하려 합니다.
- 이는 규제의 본질을 회피하며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악의적 순응(Malicious Compliance)' 전략으로, 애플의 선례를 따르고 있습니다.
심층 분석: 이름만 바뀐 '구글세'
배경: 끝나지 않은 전쟁
이번 조치는 에픽게임즈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승리한 직접적인 결과입니다. 법원은 구글에게 ▲타사 앱스토어 허용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 강제 금지 ▲외부 결제 링크 허용 등을 명령했습니다. 표면적으로 구글은 이 명령을 따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개발자들은 이제 이론적으로 구글플레이를 거치지 않고 사용자에게 직접 결제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업계 맥락: 애플이 걸어간 길
구글의 전략은 놀랍도록 애플과 유사합니다. 애플 역시 네덜란드와 한국, 그리고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 압박에 따라 외부 결제를 허용했지만, 외부 결제를 이용하는 개발자에게 27%(한국) 또는 그에 준하는 새로운 수수료를 부과했습니다. 개발자들은 '30% 수수료'를 피하려다 '27% 수수료'와 추가적인 개발 및 관리 비용이라는 새로운 족쇄를 차게 된 셈입니다. 구글은 이 '성공적인' 방어 전략을 그대로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관점: 개발자의 선택지는 없다
개발자 입장에서 이는 조삼모사(朝三暮四)에 불과합니다. 구글이 제시한 '대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존 방식: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고 15~30%의 수수료를 낸다.
- 새로운 방식: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연동하고, 관리 책임을 모두 지면서 구글에 12~27%의 '대안 수수료'를 낸다.
대부분의 개발자에게 후자는 실익이 거의 없습니다. 결제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비용, 보안, 고객 지원 등 추가적인 부담을 고려하면 오히려 손해일 수 있습니다. 결국 구글은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에 머물도록 유도하며, 법원의 명령을 형식적으로만 이행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PRISM Insight: 규제의 미래, '전략적 순응' 시대의 개막
이번 사태는 빅테크 규제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플랫폼 기업들은 더 이상 규제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습니다. 대신, 규제의 허점을 파고들어 법의 취지를 무력화하는 '전략적 순응(Strategic Compliance)'이라는 새로운 게임의 룰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과 투자자에게 중요한 시그널을 던집니다. 구글과 같은 거대 플랫폼의 수익 기반은 생각보다 견고하며, 규제 리스크를 관리하고 이익을 방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단기적으로는 구글의 서비스 부문 매출 방어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규제 당국과 빅테크 간의 더 정교하고 지루한 싸움을 예고합니다. 앞으로의 규제는 단순히 '무엇을 허용하라'는 식의 명령을 넘어, '어떻게 공정하게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포함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 진정한 개방은 아직 멀었다
구글의 이번 조치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진정한 개방을 향한 의미 있는 발걸음이 아닙니다. 오히려 법원의 명령을 어떻게 최소한의 비용으로 방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기업 전략의 교본에 가깝습니다. 개발자와 소비자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앱 생태계를 경험하기까지, '플랫폼 통행세'를 둘러싼 싸움은 이제 2라운드에 접어들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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