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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철옹성, 일본에서도 균열: '앱스토어 개방' 도미노, 다음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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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철옹성, 일본에서도 균열: '앱스토어 개방' 도미노, 다음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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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EU에 이어 일본에서도 앱스토어 개방을 결정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정책 변경을 넘어, 글로벌 규제 압력 속 애플의 '수수료 방어' 전략과 디지털 시장의 미래를 보여줍니다.

애플의 '닫힌 정원'에 또 하나의 문이 열리다

애플이 유럽연합(EU)에 이어 일본에서도 제3자 앱스토어 및 결제를 허용하며 '닫힌 생태계'의 빗장을 엽니다. 이는 단순한 지역적 변화를 넘어, 전 세계 디지털 플랫폼 규제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애플의 방어 전략과 미래 시장의 재편을 보여주는 결정적 신호탄입니다.

핵심 요약 (The 30-Second Brief)

  • 규제의 도미노: EU의 디지털시장법(DMA)과 유사한 일본의 신규 법안 압박에 따라, 애플이 일본 iOS 생태계 개방을 결정했습니다. 이는 특정 지역을 넘어선 글로벌 규제 확산의 명백한 증거입니다.
  • '수수료'는 포기 못한다: 애플은 제3자 앱스토어를 허용하면서도, 외부 결제에 대해 새로운 수수료(5%)를 부과합니다. 이는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수익 모델을 어떻게든 지키려는 애플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 개발자들의 새로운 계산법: 일본 개발자들은 이제 앱 배포와 결제 방식에 대한 선택권을 갖게 됐지만, 복잡한 수수료 구조와 새로운 보안 책임이라는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심층 분석: '악의적 순응'인가, 불가피한 변화인가

이번 애플의 일본 시장 정책 변경은 표면적으로는 규제 당국의 요구를 수용한 것처럼 보입니다. 일본 정부는 거대 테크 기업의 독점을 막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추진해왔고, 애플은 선제적으로 이에 대응하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이는 애플의 정교하게 설계된 '방어 전략'에 가깝습니다.

EU에서 DMA에 대응하며 선보였던 전략이 일본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애플은 제3자 앱스토어를 허용하되, '코어 기술 수수료(Core Technology Fee)'와 유사한 개념의 새로운 비용 체계를 도입하여 수익 감소를 최소화하려 합니다. 즉, '앱스토어'라는 단일 관문을 열어주는 대신, iOS라는 '영토' 자체에 세금을 매기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악의적 순응(Malicious Compliance)'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법의 문언은 따르지만, 그 정신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대안을 너무 복잡하고 비싸게 만들어 개발자들이 기존 방식을 고수하도록 유도한다는 비판입니다. 개발자들은 이제 '30%의 단일 수수료'와 '더 낮은 수수료 + 새로운 기술료 + 복잡한 관리'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합니다.

PRISM Insight: '서비스 매출' 방어선과 글로벌 파편화의 시작

투자자 관점에서 이번 결정의 핵심은 애플의 가장 강력한 성장 엔진인 '서비스 부문'의 수익 모델이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앱스토어 수수료는 서비스 매출의 핵심 중 하나이며, 애플은 이 캐시카우(Cash Cow)를 지키기 위해 규제가 가해지는 모든 시장에서 맞춤형 방어벽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표준'의 종말과 '시장별 파편화'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전 세계 모든 개발자가 동일한 앱스토어 정책을 따르면 됐지만, 이제는 EU용, 일본용, 그리고 미래에는 미국용, 한국용으로 각기 다른 규정과 수수료 체계를 따라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개발자에게는 엄청난 부담이며, 사용자에게는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반면 애플에게는, 전면적인 항복 대신 각개전투를 통해 최대한의 이익을 보전하는 영리한 전략입니다.

이러한 파편화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각 지역의 규제 환경에 최적화된 앱 배포 및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3의 서비스 제공업체(PSP, 대체 앱스토어 등)가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는 것입니다. AltStore PAL이 일본 진출을 서두르는 것이 바로 그 예입니다.

결론: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새로운 게임의 법칙

애플의 일본 앱스토어 개방은 '닫힌 정원'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상징적 사건입니다. 이제 논쟁의 초점은 '개방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어떤 조건으로 개방할 것인가'로 옮겨갔습니다. 애플은 규제라는 파도에 맞서 싸우기보다, 파도의 방향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는 길을 택했습니다. 개발자, 사용자, 그리고 경쟁 플랫폼들은 이제 이 새로운 게임의 법칙에 적응해야만 합니다. 전 세계 규제 당국들은 일본의 사례를 주시하며 다음 차례를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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