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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판 '아이폰 모멘텀'은 언제 오는가? VC들이 밝힌 3가지 전제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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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판 '아이폰 모멘텀'은 언제 오는가? VC들이 밝힌 3가지 전제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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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 이후 3년, 왜 소비자 AI 앱은 성공하지 못할까요? VC들이 분석한 3가지 이유와 '제2의 우버'가 탄생할 미래 시나리오를 심층 분석합니다.

소비자 AI, 왜 '어색한 10대'에 머물러 있나?

생성형 AI 붐이 일어난 지 3년이 지났지만, 시장의 열기는 여전히 기업용(B2B) 솔루션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우리 일상을 파고든 ChatGPT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왜 '제2의 우버'나 'AI판 에어비앤비'라 불릴 만한 혁신적인 소비자(B2C) AI 앱은 아직 등장하지 못하고 있을까요? 최근 실리콘밸리의 최고 벤처 투자자들은 이 현상을 '어색한 10대'에 비유하며, 그 이면에 숨겨진 구조적 원인들을 지적합니다.

'손전등 앱'의 함정: 거대 모델에 흡수되는 기능들

굿워터 캐피탈의 공동창업자 치화 치엔(Chi-Hua Chien)은 초기 소비자 AI 앱들의 한계를 '손전등 앱'에 비유합니다. 2008년 아이폰 출시 직후, 손전등 앱은 인기 다운로드 순위 상단을 차지했지만, 애플이 이 기능을 iOS에 내장하자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현재 AI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초기 시장을 달궜던 AI 기반 비디오, 오디오, 사진 편집 앱들은 OpenAI의 Sora나 각종 오픈소스 모델이 등장하면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잃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멋진 '기능'만으로는 거대 기술 기업이 구축하는 '플랫폼'의 중력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냉정한 현실입니다.

'2009년의 아이폰'을 기다리며: 플랫폼 안정화의 필요성

더 근본적인 문제는 AI 생태계가 아직 '플랫폼 안정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치엔은 현재 AI 시장을 2009-2010년의 모바일 시장에 비유합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 앱스토어, GPS, 모바일 결제 시스템 등 핵심 인프라가 먼저 안정화되어야 했습니다. AI 시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구글의 Gemini가 ChatGPT와 기술적 동등성(parity)에 도달한 것은 플랫폼 안정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습니다. 투자자와 창업가들은 이 안정화 기간을 거쳐야만 비로소 지속 가능한 AI 소비자 제품이 꽃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의 한계: AI 잠재력을 가두는 '유리 감옥'

스크리블 벤처스의 창업자 엘리자베스 웨일(Elizabeth Weil)은 현재의 스마트폰이 AI의 잠재력을 완전히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합니다. 하루에 500번을 들여다보지만, 정작 우리 삶의 3~5%밖에 보지 못하는 이 기기는 진정한 '상시(ambient)' AI 경험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AI가 진정한 개인 비서 역할을 하려면, 스마트폰이라는 '유리 감옥'을 넘어 사용자의 주변 환경과 맥락을 끊김 없이 이해하는 새로운 형태의 디바이스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OpenAI와 조니 아이브가 '스크린 없는' 기기를 개발하고, 메타가 스마트 안경에 투자하는 이유입니다.

PRISM Insight: 투자자와 창업가를 위한 AI 소비 시장의 재해석

그렇다면 우리는 소비자 AI 시장의 개화를 손 놓고 기다려야만 할까요? PRISM은 현재의 '정체기'가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탐색할 최적의 시점이라고 분석합니다.

관점 1: '기능'이 아닌 '관계'를 구축하라

앞으로 성공할 소비자 AI 서비스는 쉽게 대체될 수 있는 단일 '기능'이 아닐 것입니다. 대신 사용자와 깊은 '관계'를 맺는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개인의 재정 상황과 목표를 깊이 이해하는 AI 금융 어드바이저나, 사용자의 학습 스타일과 진도를 완벽하게 파악하는 '상시 접속 개인 튜터' 같은 서비스입니다. 이러한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축적된 신뢰와 맥락 데이터입니다. 이는 거대 언어 모델이 쉽게 복제할 수 없는 강력한 해자(moat)가 될 것입니다.

관점 2: '포스트-스마트폰' 전쟁의 서막과 새로운 기회

스마트폰의 한계가 명확해지면서, 차세대 개인용 디바이스를 향한 '조용한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하드웨어를 만드는 경쟁이 아니라, AI 시대의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거대 기술 기업들의 패권 다툼입니다. 투자자들은 스마트폰 앱 생태계의 기회뿐만 아니라, 이 새로운 플랫폼 자체와 그 위에서 탄생할 초기 킬러 앱에 주목해야 합니다. AI 핀, 스마트 안경, 링 등 다양한 시도가 아직은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고 있지만, 이는 모바일 초창기 PDA나 피처폰처럼 최종 승자를 향한 과도기적 단계일 수 있습니다.

결론: AI 혁명은 연기되었을 뿐, 취소되지 않았다

현재 소비자 AI 시장의 침체는 실패가 아닌 '필수적인 안정화' 과정입니다. 2008년의 '손전등 앱' 시대를 지나, 우리는 이제 막 2010년의 '우버 모멘텀'을 준비하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승자는 플랫폼이 성숙하고 새로운 디바이스가 등장할 미래를 내다보고, 단순한 기능을 넘어 사용자와 깊은 관계를 맺는 서비스를 준비하는 이들이 될 것입니다. 지금의 기다림은 더 큰 도약을 위한 숨 고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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