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제시카 파커, 故 다이앤 키튼과의 '무서웠던' 촬영 비화 공개

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가 지난 10월 7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오스카 수상 배우 다이앤 키튼과 함께했던 연기 순간을 회상했다. 파커는 CNN 특집 프로그램 '다이앤 없는 첫 번째 크리스마스'에 출연해 2005년 영화 '패밀리 스톤'의 한 장면을 촬영하며 느꼈던 긴장감을 털어놓았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따르면, 파커는 영화의 감정적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장면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무서운 일이었다"며 "매우 긴장했다"고 밝혔다. '패밀리 스톤'은 키튼이 연기한 시빌 스톤 가족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기 위해 모이는 이야기를 다룬다. 장남(더못 멀로니)이 예민한 성격의 여자친구 메레디스(파커)를 집에 데려오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이후 시빌은 유방암이 전이됐다는 사실을 가족에게 고백한다.

파커가 언급한 '긴장되는 장면'은 그녀의 캐릭터가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하려 애쓰며 스톤 가족 모두에게 선물을 주는 대목이다. 파커는 당시를 떠올리며 "키튼은 진짜 검객 같았다. 우리는 마치 진검 승부를 하는 것 같았다"면서 "나는 그 대결을 감당할 수 있어야 했지만, 동시에 이겨서는 안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런 순간들을 통해 키튼의 연기 방식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배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파커는 키튼의 독특한 면모에 대한 일화도 공유했다. 키튼은 동료 배우들에게 "보통은 다른 사람에게 묻지 않을 법한" 매우 개인적인 질문을 하곤 했다는 것이다. 파커는 "돈 문제부터 정말 재밌고 도발적인 주제까지 다양했다"며 "그녀는 사람들에게 순수하게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키튼이 사람을 개인으로 만드는 독특한 사실들에 매력을 느꼈다는 것이다.

파커는 키튼의 시대를 앞서간 취향을 보여주는 소소한 기억도 나눴다. "내가 본 사람 중 피노 누아 와인에 얼음을 넣어 마신 첫 번째 사람이 바로 키튼이었다"며 "이제는 모두가 피노 누아를 냉장고에 넣지만, 그녀는 늘 그랬듯 남들보다 먼저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다이앤 키튼은 지난 10월 11일 폐렴으로 별세했으며, '패밀리 스톤'의 감독 토마스 베зу차는 최근 속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키튼을 더욱 기리고 싶다"며 영화 제작에 대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PRISM Insight: 다이앤 키튼의 사례는 할리우드가 고인이 된 아이콘의 유산을 소비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추모와 회고에 그쳤다면, 이제는 CNN 특집 방송이나 속편 제작처럼 그들의 작품과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재해석하고 확장하는 '살아있는 유산(Living Legacy)'을 구축하는 추세다. 이는 팬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아이콘을 기억하고 소통할 기회를 제공하며, 스튜디오에게는 검증된 IP를 활용하는 새로운 전략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