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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파일 추가 공개, 그러나 사라진 트럼프 사진... '투명성' 논란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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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파일 추가 공개, 그러나 사라진 트럼프 사진... '투명성' 논란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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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가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건을 추가 공개했으나, 심한 검열과 트럼프 대통령 사진 파일 증발로 '진실 은폐' 논란이 거세다. 클린턴, 앤드루 왕자 등 유력 인사들의 사진도 포함됐다.

핵심 요약

미국 법무부가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에 따라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수사 문건 수천 페이지를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핵심 정보가 대거 검열(redacted) 처리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이 포함된 파일 일부가 공개 직후 웹사이트에서 사라지면서 '의도적 은폐'가 아니냐는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공개와 은폐 사이: 사라진 파일과 검열 논란

이번 문건 공개는 지난 11월 의회를 통과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명한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에 따른 조치입니다. 법안은 엡스타인과 그의 연인 기슬레인 맥스웰의 성매매 사건과 관련된 모든 미분류 자료의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맥스웰은 현재 관련 혐의로 2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하지만 법의 취지와 달리, 공개된 문건 상당수가 검은색으로 칠해져 내용을 알아볼 수 없게 처리돼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비판을 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법무부 웹사이트에 공개됐던 파일 중 최소 16개가 특별한 설명 없이 삭제됐습니다. 삭제된 파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엡스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맥스웰이 함께 있는 사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은 채, 엑스(X)를 통해 "추가 정보를 입수함에 따라 법에 따라 신중하게 사진과 자료를 계속 검토하고 검열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새롭게 드러난 사실들: 1996년의 묵살된 경고

논란 속에서도 이번 공개를 통해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엡스타인의 첫 체포보다 약 10년 빠른 1996년 9월에 이미 그의 아동 성범죄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는 점입니다.

피해 생존자인 마리아 파머는 당시 FBI에 엡스타인의 범죄를 신고했지만, FBI가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서 제보자의 이름은 검열 처리됐으나, 파머 측은 해당 제보가 자신이 한 것이 맞다고 확인했습니다. 파머는 변호인을 통해 "내 주장이 사실로 입증돼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엡스타인에게 돈을 받고 성적인 행위를 한 소녀 및 젊은 여성들을 FBI 요원들이 면담한 대배심 절차 기록도 공개됐습니다. 한 여성은 16세 때 엡스타인에게 고용됐으며, 다른 소녀들을 데려올 때마다 1인당 200달러를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사진 속 인물들: 클린턴, 앤드루 그리고 유명인사들

이번에 공개된 사진들은 엡스타인의 광범위한 인맥을 다시 한번 보여줍니다. 대부분은 FBI가 그의 뉴욕과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자택을 수색하며 압수한 것들입니다.

  •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엡스타인의 맨해튼 자택에서 발견된, 그가 파란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습의 기이한 초상화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또한 맥스웰과 함께 수영장이나 온수 욕조에 있는 사진도 포함됐으나, 동석한 다른 인물들의 얼굴은 모두 검열 처리됐습니다. 클린턴 측 대변인은 "그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 앤드루 전 영국 왕자: 맥스웰과 함께 찍힌 사진에서, 그는 얼굴이 검열된 5명의 무릎에 누워있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앤드루 전 왕자는 엡스타인의 피해자 버지니아 주프레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가 2022년 합의한 바 있습니다.
  • 기타 유명인: 롤링스톤스의 믹 재거, 팝스타 마이클 잭슨, 배우 케빈 스페이시, 코미디언 크리스 터커, 버진 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 등의 모습도 사진에서 확인됐습니다. 법무부는 이 사진들의 구체적인 맥락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PRISM Insight: 투명성을 향한 여정인가, 통제된 폭로인가?

이번 '엡스타인 파일' 추가 공개는 투명성을 요구하는 사회적 압력의 결과물이지만, 그 과정과 결과는 오히려 더 큰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핵심 정보가 가려진 '반쪽짜리 공개'와 특정 인물 관련 파일의 '의문스러운 증발'은 이 사건의 본질이 단순한 성범죄를 넘어, 권력 엘리트층의 시스템적 비호와 은폐에 있음을 시사합니다.

법의 이름으로 행해진 이번 공개가 과연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대중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한 고도로 계산된 '정보 통제'인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태는 권력과 사법 시스템의 신뢰성에 또 다른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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