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고양이는 왜 그럴까? '나쁜 고양이'는 없다

자고 있을 땐 천사 같다가도, 눈만 뜨면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고양이. 전 세계 집사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중적인 모습이다. 최근 페이스북의 '우리 집 고양이는 상전(My Cat Is a [Jerk])' 그룹에는 반려묘의 기상천외한 만행을 고발하는 사진들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행동이 악의적인 '반란'이 아닌, 오해에서 비롯된 소통 방식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장난인가, 구조 신호인가: 행동에 숨은 진짜 의미

미국 애니멀 비헤이비어 칼리지(Animal Behavior College)에 따르면, 고양이의 문제 행동은 주인의 관심을 끌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라기보다 본능적인 의사소통일 가능성이 높다. 가령 평소와 달리 화장실이 아닌 곳에 소변을 보거나 특정 부위를 만졌을 때 예민하게 반응한다면, 이는 통증이나 질병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단순한 지루함이 원인인 경우도 많다. 충분한 놀이와 자극이 없을 때 고양이는 남아도는 에너지를 해소하기 위해 책장을 타거나 가구를 긁는 등의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이는 마치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10대와 비슷하다. 고양이를 꾸짖기 전에, 이들이 에너지를 쏟을 다른 대상이 있는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집사가 알아야 할 4가지 변화 신호

고양이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환경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후각적 변화다. 인간보다 14배나 발달한 고양이의 후각은 새로운 향초나 방향제에 민감하게 반응해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둘째, 환경의 변화다. 이사, 가구 재배치, 새로운 반려동물의 등장, 낯선 손님의 방문 등은 고양이에게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브 동물병원(Love Animal Hospital) 측은 충분한 스크래쳐를 제공하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또한, 긍정적인 행동을 보였을 때 즉시 간식 등으로 보상하는 '긍정 강화' 훈련은 문제 행동을 줄이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