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사 톰슨과 니나 호스, 130년 고전을 뒤흔든 치명적 사랑 '헤다'

니아 다코스타 감독이 헨리크 입센의 1891년 희곡 '헤다 가블러'를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도발적인 퀴어 로맨스로 재해석했다. 테사 톰슨과 니나 호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 '헤다'는 원작의 남성 캐릭터를 여성으로 바꾸며 고전의 핵심을 파고드는 과감한 시도를 선보인다. 이 영화는 현재 프라임 비디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가장 큰 변화는 헤다의 옛 연인 '아일라트'가 '아일린'(니나 호스)이라는 여성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W)에 따르면, 다코스타 감독은 약 15년 전 원작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 이 캐릭터에 매료되었다. 그녀는 "만약 아일라트가 여자라면, 헤다의 투쟁과 너무나 아름답게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설정 변경으로 영화는 헤다, 아일린, 그리고 아일린의 새로운 파트너 테아(이모겐 푸츠)라는 세 명의 퀴어 여성을 중심으로 한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변모했다.

주인공 헤다를 연기한 테사 톰슨은 "아일린의 이름을 듣는 순간 헤다의 모든 감각이 살아난다"고 말한다. 그녀는 옛 연인과의 재회가 헤다의 삶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덧붙였다. 톰슨과 호스는 극 중 남편 조지(톰 베이트먼)가 연 파티에서 재회하는 장면에 대해 "방 건너편에 있는 누군가를 봤을 때 시간이 멈추는 것 같은 순간"이라며 "시공간이 녹아내리는 듯한 짜릿한 순간"이라고 묘사했다.

다코스타 감독은 '리틀 우즈'에 이어 다시 한번 함께한 톰슨에 대해 "내면의 격렬한 싸움을 숨긴 채 여러 가면을 쓰는 인물을 연기하는 그녀의 능력은 최고"라고 극찬했다. 톰슨은 이 역할로 골든 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등 다수의 시상식 후보에 올랐다.

아일린 역의 니나 호스는 과거 독일에서 연극 '헤다 가블러'의 헤다 역을 맡은 적이 있다. EW에 따르면, 그녀는 처음 대본을 읽고 아일라트가 여성 캐릭터 아일린으로 바뀐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며 "이 소재로 이렇게 실존적인 이야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그녀의 연기 역시 스피릿 어워드 후보에 오르며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PRISM Insight:** '헤다'의 재해석은 단순한 젠더 스와핑을 넘어선 '서사 고고학' 트렌드의 일환이다. 이는 고전 텍스트에 잠재된, 당시에는 표현될 수 없었던 퀴어 서사나 사회적 금기를 발굴해 현대적 관점으로 증폭시키는 작업이다. 이러한 시도는 작품의 배경만 바꾸는 리메이크를 넘어, 원작의 핵심 주제인 '억압된 욕망'과 '사회적 한계'를 오늘날의 관객에게 더욱 절실하고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