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듀얼-CME그룹, '예측 시장' 출시…내 돈 걸고 금리 맞추는 시대 오나

미국 최대 스포츠 베팅 업체 팬듀얼과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 CME그룹이 손잡고 일반인을 위한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s)'을 출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우선 미국 5개 주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이는 스포츠 경기 결과를 넘어 경제 지표나 정치 이벤트에 돈을 걸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음을 의미한다. 월가의 금융공학이 안방 베팅 앱으로 들어오는 셈이다.

‘투자’와 ‘베팅’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이번 파트너십은 각자 영역의 강자를 합쳤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팬듀얼은 수백만 명에 달하는 기존 스포츠 베팅 이용자 기반과 모바일 플랫폼을 제공한다. 반면 CME그룹은 기관 투자자들이 사용하는 고도의 거래 시스템과 청산결제 인프라, 그리고 규제 준수 노하우를 투입한다.

덕분에 이용자들은 이제 축구팀의 승패뿐만 아니라, “다음 달 연준이 금리를 0.25%p 인상할 것인가?” 혹은 “특정 영화의 개봉 첫 주 흥행 수입이 1억 달러를 넘을 것인가?”와 같은 질문에 직접 베팅, 즉 포지션을 잡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사실상 개인 투자자가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두고 거래하는 소액 파생상품과 유사하다.

핵심은 규제…'금융 혁신' vs '신종 도박'

가장 큰 관건은 규제 당국의 시각이다. CME그룹이 관여하는 만큼, 이번 서비스는 파생상품을 감독하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CFTC가 이를 대중의 지혜를 모아 미래를 예측하고 위험을 분산하는 '합법적인 금융 상품'으로 인정할지, 아니면 '사행성을 조장하는 신종 도박'으로 보고 제동을 걸지가 불투명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도가 성공할 경우, 전통 금융사와 빅테크, 베팅 업체 간의 경계가 더욱 빠르게 허물어지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할 경우 제2의 밈 주식 사태처럼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