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억 원 유치 후 폐업, 'AI 건축가'로 재도전 나선 창업자

한때 의 투자를 유치했던 맞춤형 주택 설계 스타트업 '아톰(Atmos)'의 창업자 닉 도너휴가 9개월 전 회사를 폐업한 뒤, 곧바로 같은 문제에 다시 뛰어들었습니다. 이번 그의 무기는 사람이 아닌 입니다. 그가 설립한 '드래프티드(Drafted)'는 단 몇 분 만에 주택 평면도와 외부 디자인을 생성하는 소프트웨어로, 기존 건축 설계 시장의 비효율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도전 '아톰': 성공과 좌절

닉 도너휴는 건설업에 종사하는 부모님 덕에 맞춤형 주택 설계가 왜 그토록 비싸고 오래 걸리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를 거쳐 '아톰'을 설립했습니다. 아톰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맞춤형 주택 설계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모델이었습니다. 회사 소속 디자이너가 고객과 직접 협업하는, 인간의 노동력이 상당히 필요한 사업이었죠.

결과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코슬라 벤처스, 샘 알트먼 등으로부터 를 투자받았고, 직원 , 연 매출 규모로 성장하며 의 집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도너휴는 이 모델을 "화려한 건축 설계 사무소 같았다"고 회상합니다. 기술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했고, 운영 복잡성이 매우 높았다는 의미입니다. 결정적으로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은 꿈의 집을 설계하던 고객들의 자금 조달 길을 막아버렸고, 결국 그는 9개월 전 사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두 번째 도전 '드래프티드': AI로 게임의 룰을 바꾸다

대부분의 창업자가 휴식을 택할 시점에 도너휴는 곧장 두 번째 회사를 차렸습니다. 설립 5개월 차인 '드래프티드'는 아톰과 정반대의 길을 갑니다. 소속 디자이너도, 운영 복잡성도 없습니다. 오직 기반 소프트웨어만 존재합니다. 사용자가 침실 수, 면적 등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순식간에 5가지 디자인 시안을 내놓습니다.

드래프티드는 아톰의 실패에서 얻은 교훈으로 무장했습니다. 빌 클레리코, 스트라이프의 패트릭 콜리슨 등으로부터 의 시드 투자를 의 기업가치로 유치했습니다. 핵심은 '가성비'입니다. 건축가 고용(고비용, 장시간)과 온라인 설계 도면 구매(저비용, 비유연) 사이의 거대한 빈틈을 파고듭니다. 드래프티드가 제공하는 완전한 설계 도면 비용은 사이입니다.

남은 질문들: 시장과 해자

물론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에서 매년 지어지는 신규 주택 중 맞춤형 설계 주택은 에 불과합니다. 투자자인 빌 클레리코는 이를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로 봅니다. 맞춤형 설계를 충분히 저렴하고 빠르게 만들면, 더 많은 사람이 선택할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이는 우버가 단순히 택시를 대체한 것을 넘어 주문형 차량 서비스를 보편화한 것과 유사합니다.

거대 기업들이 유사한 데이터셋으로 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경제적 해자' 문제도 제기됩니다. 이에 대해 도너휴는 이미지 생성 모델 '미드저니'를 예로 들며 '브랜드'를 강조합니다. 수많은 경쟁 모델이 출시돼도 미드저니 고객은 계속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드래프티드 역시 빠르게 움직여 고객을 만족시키면 '주택 설계'의 대명사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