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님이 주지사로"… 2026년 미국 중간선거, 경기장 떠나 정치로 향하는 스포츠 스타들

당신이 응원하던 스포츠 영웅이 다음 정치 지도자가 된다면? 2026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기장을 떠나 선거 캠페인에 뛰어드는 운동선수와 코치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들은 경기장에서 얻은 명성이 곧 표로 이어질 것이라 베팅하고 있습니다.

앨라배마주의 공화당 소속 토미 터버빌 상원의원이 대표적입니다. 상원에서 5년을 보낸 전 오번 대학교 풋볼팀 감독인 그는 주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의 캠페인 웹사이트 상단에는 "터버빌 코치를 주지사로"라는 문구가 걸려 있습니다. 이는 공화당이 지역 스포츠 영웅을 내세워 모든 급의 선거에서 경쟁하려는 더 큰 흐름을 보여줍니다.

새로운 정치 방정식

이 현상은 2026년 선거의 주요 격전지에서 특히 두드러집니다. 조지아주에서는 전 테네시 대학교 감독 데릭 둘리가 현역인 민주당의 존 오소프 상원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전 NFL 키커 제이 필리가, 텍사스주에서는 전 MLB 스타 마크 테세이라가 하원의원직에 출마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도널드 트럼프 시대에 더욱 가속화되었습니다. 트럼프는 터버빌 의원과, 2022년 상원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풋볼 스타 허셜 워커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바 있습니다.

스포츠 스타들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워싱턴 기성 정치인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퓨리서치센터가 10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4분의 3이 민주당에 '실망했다'고 답했으며, 공화당에 대해서도 64%가 비슷한 부정적 견해를 보였습니다. 앨라배마 공화당 의장 존 월은 "그들은 이미 인지도가 있고 자금 조달 능력도 갖췄으며, 무엇보다 평범한 미국인을 대표할 정치 아웃사이더로 비친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만의 전략은 아니다

이 트렌드가 대학 풋볼 인기가 높은 남동부 지역 공화당에서 두드러지긴 하지만, 민주당 역시 운동선수 출신 후보들을 배출해왔습니다. 전 NFL 선수 출신인 콜린 올레드 전 하원의원(텍사스)은 2024년 상원의원 선거에서 자신의 경력을 적극적으로 내세웠습니다. 매사추세츠주의 모라 힐리 주지사는 유럽에서 프로 농구 선수로 활약했으며, 샤리스 데이비즈 하원의원(캔자스)은 전직 프로 종합격투기 선수입니다.

하지만 양당의 전략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베테랑 민주당 전략가 제임스 카빌은 "민주당은 군인이나 CIA 출신을 영입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자신들의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워싱턴 정치에 염증을 느낄수록, 각 정당은 다른 유형의 후보를 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중의 시선과 위험 부담

아웃사이더의 매력에도 불구하고, 대중이 운동선수들의 정치 참여를 전적으로 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AP통신과 시카고대학교 부설 전미여론연구센터(NORC)가 2024년 말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운동선수가 정치적 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것을 지지하는 성인은 26%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36%는 명백히 반대 의사를 표했습니다. 카빌은 "운동으로 유명해지면 모두가 당신을 좋아하지만, 정치에서는 입을 여는 순간 절반의 사람들이 당신을 미워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