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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베네수엘라 인근서 세 번째 유조선 추격…'그림자 함대' 봉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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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베네수엘라 인근서 세 번째 유조선 추격…'그림자 함대' 봉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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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안경비대가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제재 대상 유조선 '벨라 1'을 추격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베네수엘라 압박 강화가 국제 유가 및 지정학적 긴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다.

리드: 고조되는 해상 대치

미국 해안경비대가 베네수엘라 인근 국제 해역에서 제재 대상 유조선을 추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복수의 미국 관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작전이 성공할 경우, 이는 2주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이뤄진 세 번째 해상 차단 활동으로, 베네수엘라의 불법 석유 거래를 겨냥한 미국의 압박이 한층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배경: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베네수엘라 압박

이번 추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제재 대상 유조선의 베네수엘라 출입을 전면 차단하는 '해상 봉쇄'를 선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군사 주둔을 강화해왔으며, 지금까지 태평양과 카리브해에서 20여 차례의 군사 공격을 감행해 최소 1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격 대상은 '벨라 1'…과거 이란·베네수엘라 원유 운송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료는 "미 해안경비대가 베네수엘라의 불법 제재 회피에 동원된 '그림자 함대(dark fleet)' 소속 제재 선박을 적극적으로 추격하고 있다"며 "해당 선박은 위조된 깃발을 달고 있으며, 사법적 나포 명령이 내려진 상태"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료는 해당 유조선이 아직 나포되지는 않았으며, 해상 차단은 근접 항해나 비행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추격 중인 선박의 구체적인 위치나 이름은 공식 확인되지 않았으나, 영국의 해상위험관리업체 뱅가드와 미국의 해상보안 소식통은 해당 선박을 원유 운반선 '벨라 1(Bella 1)'로 특정했다. 벨라 1은 미 재무부 제재 명단에 올라 있는 선박이다. 해상 운송 추적 서비스 탱커트래커스닷컴(TankerTrackers.com)에 따르면, 이 선박은 21일 베네수엘라로 접근할 당시에는 비어 있는 상태였다. 벨라 1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 내부 문건을 통해 2021년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중국으로 운송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과거 이란산 원유를 운반한 이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암시장 선박 두어 척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미국 내에서 이번 나포로 유가가 오를 것이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케빈 하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국제 유가 및 지정학적 파장 전망

미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케빈 하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21일 CBS 방송에 출연해 "앞서 나포된 두 척의 유조선은 암시장에서 제재 대상국에 석유를 공급하던 선박"이라며 미국 내 유가 상승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한 원유 트레이더는 로이터에 이번 나포 사태가 월요일 아시아 시장 개장 시 유가를 소폭 상승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시장 참여자들이 이를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하는 긴장 고조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 나아가 이번 사태가 더 넓은 지정학적 파장을 낳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석유 운송 분석업체 넥스트배럴의 마티아스 토그니 애널리스트는 "이번 나포는 지정학적 위험을 키운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선박을 공격하는 것을 정당화하고, 유럽이 러시아와 연계된 그림자 함대 선박을 억류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러시아, 이란 등 제재 대상국의 원유를 운송하는 '그림자 함대'를 둘러싼 마찰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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