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팔레스타인 액션' 단식 농성자 2명 병원 이송…50일간의 저항, 생명 위기 고조
영국에서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액션' 활동가 2명이 50일에 가까운 단식 농성 끝에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들은 이스라엘 방산업체에 항의하며 보석 석방, 테러 단체 지정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에서 이스라엘 방산업체에 반대하며 수감 중 단식 농성을 벌이던 '팔레스타인 액션' 소속 활동가 2명이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50일에 가까운 단식으로 이들이 언제든 사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족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런던 펜톤빌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캄란 아메드(28)가 지난 토요일(20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그의 누나 샤미나 알람이 밝혔다. 서리 브론즈필드 여자 교도소에서 50일간 단식을 이어온 아무 깁(30) 역시 금요일(19일)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지지 단체 '팔레스타인을 위한 수감자들'과 친구 니다 자프리가 전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방산업체 엘빗 시스템즈의 영국 자회사와 옥스퍼드셔의 영국 공군 기지에 무단 침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6명의 활동가 중 일부다. 피고인들은 절도, 폭력적 무질서 등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아메드의 누나 알람은 "단식 42일차인 지금, 심각한 장기 손상 위험이 있는 상태"라며 "최근 며칠간 하루에 최대 0.5kg씩 체중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마지막 기록된 체중은 60kg으로, 74kg의 건강한 상태로 수감된 이후 14kg이 빠졌다. 알람은 금요일 통화에서 아메드의 발음이 어눌해졌으며, 높은 케톤 수치와 흉통을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메드가 병원에 이송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단식 농성의 요구사항
활동가들은 ▲즉각적인 보석 석방 ▲공정한 재판권 보장 ▲'팔레스타인 액션'의 테러 단체 지정 해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7월 팔레스타인 액션을 ISIL(ISIS)과 같은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이들은 또한 교도소 당국이 서신, 통화, 서적 등을 통제하고 있다며 '검열 중단'과 모든 엘빗 시스템즈 공장의 폐쇄도 촉구하고 있다.
깁의 친구 자프리에 따르면, 깁은 교도소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휠체어를 요청했으나 처음에는 거부당했고, 나중에는 휠체어를 밀어주기를 거부당해 결국 의사의 진찰을 받지 못했다. 변호인단은 깁의 면역 체계 관련 지표 대부분이 정상 범위 이하로 떨어져 "매우 우려스러운" 상태이며, 교도소 측이 비타민 B1(티아민)을 꾸준히 제공하지 않아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6명의 활동가는 영국의 재판 전 구금 상한선인 6개월을 훌쩍 넘어 1년 이상 구금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변호인단과 수백 명의 의사, 수십 명의 국회의원들은 법무부 장관 데이비드 래미에게 개입을 촉구했으나, 현재까지 그는 응답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1981년 아일랜드공화국군(IRA) 요원 보비 샌즈가 이끌었던 단식 투쟁 이후 영국 교도소에서 벌어진 가장 큰 규모의 조직적 단식 농성으로 평가된다. 런던정경대 바트 카마어츠 교수는 "1980년대 아일랜드 단식 투쟁에 대한 강력한 언론 보도와 대조적으로, 이번 팔레스타인 액션의 단식 농성은 대부분 언론의 침묵 속에 있다"며 영국 언론의 소극적인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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