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교도소 단식 투쟁: 팔레스타인 액션, 역사의 비폭력 저항을 잇다

스스로를 무기로 삼은 저항이 영국 교도소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방산업체에 반대 시위를 벌이다 수감된 활동가 4명이 심각한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단식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의 투쟁은 아일랜드 독립운동가부터 간디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통해 반복된 비폭력 저항의 한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정부와 맞선 '팔레스타인 액션'

시위 단체 팔레스타인 액션(Palestine Action) 소속 회원들은 현재 영국 내 5개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들은 이스라엘 방산업체 엘빗 시스템(Elbit Systems)의 브리스톨 시설과 옥스퍼드셔의 영국 공군 기지에 침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들은 교도소 내 처우 개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그리고 지난 7월 자신들의 단체를 '테러' 단체로 지정한 영국 정부 정책의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팔레스타인 액션 측은 '폭력적 무질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일부 수감자는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으며, 변호인단은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가자지구 전쟁 속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단체를 대하는 영국의 방식에 국제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역사를 관통하는 저항의 도구, 단식

단식 투쟁은 정의를 추구하는 극단적이지만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역사 속에서 반복되어 왔다. 고대 인도와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이 저항 방식은 권력자에게 도덕적 압박을 가하는 데 효과를 발휘했다.

• 아일랜드 공화국 운동: 20세기 가장 유명한 단식 투쟁 중 하나는 아일랜드 독립전쟁 시기에 일어났다. 1981년에는 아일랜드 공화국군(IRA) 소속 바비 샌즈를 포함한 10명의 수감자가 정치범 지위 회복을 요구하며 단식하다 사망했다. 이 사건은 당시 마거릿 대처 행정부에 대한 국제적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 간디와 인도 독립 투쟁: 마하트마 간디는 영국 식민 통치에 맞서 여러 차례 단식을 정치적, 영적 도구로 사용했다. 특히 1943년 2월 가택 연금 상태에서 벌인 21일간의 단식은 인도의 독립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증폭시켰다.
• 팔레스타인 수감자들: 이스라엘 교도소에 재판 없이 구금된 팔레스타인인들도 오랜 기간 단식을 저항의 형태로 사용해왔다. 2023년 5월, 86일간의 단식 끝에 사망한 카데르 아드난의 사례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처우에 대한 국제적 공분을 샀다.
• 관타나모 수용소: 미국이 쿠바에 설립한 관타나모만 수용소의 수감자들 역시 비인도적 처우와 부당한 구금에 항의하며 여러 차례 집단 단식 투쟁을 벌였다. 2005년에는 수용소 인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200명 이상이 단식에 참여한 것으로 보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