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3억 흥행에도 조기 종영, 크리스틴 체노웨스 '베르사유의 여왕' 막 내린 진짜 이유

브로드웨이 스타 크리스틴 체노웨스가 눈물 속에서 관객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녀가 주연을 맡은 대작 뮤지컬 '베르사유의 여왕(The Queen of Versailles)'이 당초 예정보다 2주나 앞서 갑작스럽게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개막 후 매주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의 높은 수익을 기록했음에도 나온 결정이라 충격을 더하고 있다.

지난 12월 21일 마지막 공연 커튼콜에서 체노웨스는 감정에 북받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새로운 작품을 보러 와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말을 이었다.

우리는 정말 큰 도전을 했고, 우리가 도달한 이 지점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정말 자랑스러워요.

— 크리스틴 체노웨스

엇갈린 운명: 뜨거운 흥행과 차가운 혹평

뮤지컬 '베르사유의 여왕'은 2012년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원작으로 한다. 2008년 금융 위기 속에서 베르사유 궁전을 본뜬 저택을 지으려던 억만장자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위키드'의 전설적인 작곡가 스티븐 슈왈츠와 토니상 수상 연출가 마이클 아덴 등 초호화 제작진이 참여해 개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기대에 부응하듯, 흥행 성적은 좋았다. 공연 전문 매체 플레이빌에 따르면, 이 뮤지컬은 11월 9일 공식 개막 이후 매주 100만 달러 이상의 티켓 판매고를 올렸다. 하지만 약 2,250만 달러(약 29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제작비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정적인 패인은 비평가들의 혹평이었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W)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스스로 알지 못하는 정체성 위기의 쇼"라고 평하는 등 주요 매체로부터 부정적인 리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장기 흥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제작사가 조기 종영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안녕이 아닌, 계속될 이야기"

체노웨스는 동료 배우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그녀는 "동료들은 항상 제가 자신들을 일으켜준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들이 저를 일으켜준다. 아름다운 순환"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별을 고하기 정말 힘든 작품이 될 겁니다. 하지만 영원한 안녕은 아니에요. 저는 항상 '계속될 것(To be continued)'이라고 말하죠. 신의 가호가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