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조 엔의 승부수: 일본, '실버 대국'에서 'AI 선도국'으로 부활할까

악수했지만 주먹은 쥐고 있다. 1980년대 기술 패권을 쥐었던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의 침묵을 깨고 AI를 통한 최후의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네오코그니트론을 개발하며 현대 AI의 초석을 닦았던 일본은 이제 국가 존립을 건 디지털 전환의 갈림길에 섰다.

인구 절벽이라는 역설, AI가 유일한 생명줄

일본 정부의 계산은 절박하다. 2070년까지 인구의 30%가 줄어들고, 10명 중 4명이 노인인 상황에서 AI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액센추어의 분석에 따르면,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일본은 AI 도입으로 인한 경제적 이득이 선진국 중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예상되는 경제 효과만 2030년까지 약 197조 엔(약 1.3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다카이치 내각의 승부수: 세계에서 가장 AI 친화적인 나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정부는 올해 초 2025년 AI 진흥법을 통과시키며 '세계에서 가장 AI 친화적인 국가'라는 브랜드를 내걸었다. 미국과 중국이 대규모 데이터와 자본력을 앞세운 범용 AI 모델(LLM)에 집중할 때, 일본은 강점인 로봇 공학, 정밀 제조, 그리고 헬스케어 분야에 AI를 이식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사회 시스템 전반을 AI 최적화 상태로 재설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신뢰와 규제 사이의 균형추

일본은 글로벌 AI 거버넌스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플랫폼 자본주의를 앞세운 미국이나 국가 주도의 통제를 강조하는 중국 사이에서 '인간 중심의 AI 원칙'을 강조하며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러한 평판 자본은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 일본식 AI 솔루션을 수출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