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위대한 이라크' 구상: 사업가 특사, 중동의 판을 바꿀 수 있을까
트럼프 행정부가 파격적인 '이라크 다시 위대하게' 전략을 발표했다. 사업가 출신 마크 사바야 특사를 통해 이란의 영향력을 줄이고 경제적 재건을 꾀하는 이 '거대한 도박'은 중동의 지정학적 지형을 바꿀 수 있을까?
새로운 중동 전략의 서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행정부가 중동에 대한 파격적인 새 전략을 내놓았다. 분쟁으로 얼룩진 이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재조정하려는 이 구상은, 군사적 통합과 경제력 강화를 통해 역내 안정을 꾀하는 비즈니스 중심의 접근법을 핵심으로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끝없는 전쟁'이라는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이라크의 주권과 경제 회복을 목표로 하는 '거래적 외교'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야심 찬 계획의 중심에는 마크 사바야 신임 이라크 특사가 있다. 그는 자신의 목표를 "이라크를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라 요약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시도는 이라크를 외세의 각축장이 아닌, 안정적이고 주권적인 지역 허브로 만들려는 '거대한 도박'으로 평가된다.
두 가지 핵심 임무: 군 통합과 이란 견제
트럼프 행정부의 이라크 계획은 두 가지 핵심 임무를 담고 있다. 첫째는 모든 무장 세력을 합법적인 국가 지휘 체계 아래 통합하는 것이고, 둘째는 이란으로 대표되는 악의적인 외부 세력의 영향력을 급격히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라크 시장을 국제 투자에 개방하고, 국가 인프라를 현대화하며, 에너지 부문의 독립을 확보하려 한다. 이는 이라크의 통합을 존중하면서도, 더 이상 민병대의 활동이나 외부 간섭의 중심지가 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진정한 파트너십 구축을 목표로 한다.
배경: 이라크의 복잡한 현실현재 이라크는 단일 국가라기보다 여러 경쟁 세력이 얽힌 조각보에 가깝다. 국가의 공식 지휘 계통을 벗어나 활동하는 무장 파벌과 민병대의 그림자 권력이 정치적 교착 상태의 핵심 원인이다. 특히 이들은 2025년 11월 총선에서 최대 승자로 부상하며 국가 권위를 위협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 유치와 국가 재건에 필수적인 법치 확립이 어려운 이유다.
'거래의 기술'을 앞세운 특사
이처럼 중차대한 목표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적인 외교 채널을 우회하는 선택을 했다. 지난 10월 19일, 그는 디트로이트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라크계 사업가 마크 사바야를 특사로 임명했다.
사바야는 전통적인 외교관 경력은 없지만, 미시간 주에서 트럼프 대선 캠프를 적극 지원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특히 그는 2년 넘게 이라크 민병대에 납치되었던 이스라엘-러시아계 학자 엘리자베스 추르코프의 석방을 위한 섬세한 협상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그의 민족적, 공동체적 유대감은 기존 외교관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이라크 권력 핵심부에 닿는 통로가 되어주고 있다.
"완전한 주권을 가진 이라크에 무장 단체가 설 자리는 없다."— 마크 사바야, 미국 이라크 특사
지정학적 줄다리기와 이란의 고립
사바야의 임무는 이란의 '저항의 축'이 전례 없는 압박에 직면한 시점에 시작되었다. 이란의 대리 세력은 2024년 말 시리아 아사드 정권 붕괴로 주요 거점을 잃었고, 2025년 이스라엘과의 분쟁으로 레바논 헤즈볼라의 군사적·정치적 위상도 크게 약화되었다. 이제 이란에게 바그다드에서의 영향력 유지는 지역 강국으로 남기 위한 마지막 보루인 셈이다.
한편,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다른 역내 행위자들은 이란의 대안으로 부상하며 이라크와의 경제·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사바야 특사가 이처럼 다양한 이해관계를 트럼프의 계획과 성공적으로 조율할 수 있다면, 이라크의 격동적인 미래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PRISM 인사이트: '거래적 현실주의'의 시험대
사바야 특사의 임명은 이상주의적 목표보다 미국의 안보와 경제력을 우선시하는 '거래적 현실주의' 외교의 본격적인 등장을 의미한다. 이는 경제 외교와 개인적 유대를 전략적 도구로 활용해 이라크를 이란의 영향권에서 떼어내려는 시도다. 하지만 이란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공격적인 움직임이 오히려 이란의 폭력적인 방어 반응을 촉발할 수 있다는 '안보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결국 이 '거대한 도박'의 성공은 외부 간섭의 자금줄이 되는 그림자 경제를 해체하고, 미-이란의 치열한 힘겨루기 속에서 이라크가 자율적인 국가로 바로 설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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