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9년 만에 FTA 협상 재개... '공장' 시대 넘어 '서비스'로
중국과 한국이 9년 만에 중단됐던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재개합니다. 제조업을 넘어 서비스 분야로 경제 협력을 확대하려는 이번 움직임의 배경과 지정학적 함의를 분석합니다.
리드: 한중 경제 관계, 새로운 국면으로
중국과 한국이 9년간 중단됐던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전격 재개하며 경제 관계의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다. 양국은 지정학적 지형 변화 속에서 기존의 제조업 중심 협력을 넘어 고부가가치 서비스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경 맥락: 한중 FTA는 2015년 상품 교역을 중심으로 발효되었으나, 서비스·투자 분야를 다루는 2단계 협상은 2018년 이후 사실상 중단 상태였다. 이번 협상 재개는 양국 관계의 해빙 신호이자,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핵심: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의 전환
이번 협상 재개의 물꼬는 지난 12월 12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김정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합의에서 트였다. 양국 장관은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양국 경제 관계의 무게중심을 '공장'에서 '서비스'로 이동시키려는 명확한 의도를 보여준다.
과거의 협력이 중간재와 완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에 집중되었다면, 앞으로의 논의는 금융, 문화, 관광, 의료 등 잠재력이 큰 서비스 시장 개방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에게는 거대한 중국 내수 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중국에게는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공식 발표: "양국은 FTA 2단계 협상 가속화에 합의했다. 이는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맞춰 양국 협력 관계를 심화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지정학적 함의: 미중 경쟁과 한국의 선택
이번 합의는 미중 경쟁이 심화되고 동아시아의 동맹 구도가 재편되는 민감한 시점에 이루어졌다. 한국은 미국과의 안보 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고차 방정식에 직면해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 재개가 한미일 3각 안보 협력 강화에 대한 중국의 견제구이자, 한국을 자국 중심의 경제 블록에 묶어두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경색된 한일 관계와는 대조적으로 중국과의 경제 협력 채널이 다시 열렸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PRISM Insight: 단순한 무역 협상을 넘어
한중 FTA 2단계 협상 재개는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선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이는 한국이 특정 진영에 완전히 편승하기보다는, 안보와 경제 논리를 분리하여 국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자율성'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하지만 서비스 시장 개방은 기술, 데이터, 인력 이동과 같은 민감한 주권 문제와 직결되기에, 향후 협상 과정에서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정치적 논쟁과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의 성공 여부는 한국 외교가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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