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K-드라마 결산: '스토리'보다 강렬했던 '스퀴'의 힘

올해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한 K-드라마 명장면은 무엇이었나? 탄탄한 서사나 치밀한 복선이 아닌, 심장이 터질 듯한 한순간의 희열, 이른바 '스퀴(squee)'가 2025년 K-드라마 흥행의 핵심 동력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드라마 팬 커뮤니티 '드라마빈스(Dramabeans)'는 연말 결산 기사를 통해 이 감정적 절정의 순간이 시청자를 사로잡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고 평가했다.

16부작을 완주하게 만드는 감정의 묘약

'스퀴'는 큰 기쁨이나 흥분을 표현하는 감탄사에서 유래한 용어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관계가 급진전하거나 예상치 못한 반전이 터져 나올 때 시청자들이 느끼는 짜릿한 쾌감을 지칭한다. 드라마빈스에 따르면, 이 강렬한 감정적 경험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16부작 분량의 드라마를 끝까지 시청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된다. 즉, 전체적인 완성도만으로는 부족하며, 시청자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결정적 '한 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스퀴'만으로 드라마 전체가 성공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시청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하고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만들어내는 데 이 '스퀴' 모먼트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클립 영상이나 '짤'로 소비되기 좋은 강렬한 장면들이 드라마의 화제성을 견인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제작 공식의 변화: 서사에서 '순간'으로

2025년 K-드라마 시장은 이러한 트렌드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시청률 상위권에 오른 작품들은 대부분 시청자들의 감정선을 정확히 저격하는 '스퀴' 포인트를 효과적으로 배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제작 단계부터 거대 서사 구축만큼이나 시청자의 감정적 절정을 이끌어낼 '킬러 콘텐츠'로서의 특정 장면을 기획하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