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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수권법(NDAA) 서명: 단순한 예산을 넘어 기술 패권 전쟁의 '법적 무기'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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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수권법(NDAA) 서명: 단순한 예산을 넘어 기술 패권 전쟁의 '법적 무기'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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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수권법(NDAA)이 중국 기술 투자를 제한하며 미중 기술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습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과 투자자들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심층 분석.

미중 갈등의 새로운 전선, 국방수권법(NDAA)

미국의 최신 국방수권법(NDAA)이 단순한 국방 예산 법안을 넘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적인 '법적 무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와 기술 기업들에게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 이상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당장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현실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핵심 요약

  • 타겟 명확화: 이번 NDAA는 중국의 특정 첨단 기술 분야(AI, 양자컴퓨팅 등)에 대한 미국의 해외 투자를 제한하고, 중국 바이오테크 기업과의 연방 계약을 금지하는 등 정밀 타겟팅이 특징입니다.
  • 중국의 강력 반발: 중국은 이를 '중국 위협론'을 과장하고 내정에 간섭하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비판하며, 양국 관계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 경제 안보의 무기화: NDAA는 이제 전통적인 군사 안보를 넘어, 기술 공급망과 자본 흐름까지 통제하는 경제 안보의 핵심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심층 분석: 법안 뒤에 숨겨진 지정학적 체스 게임

배경: 국방 예산에서 경제 전쟁의 도구로

미 국방수권법(NDAA)은 매년 국방 예산과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필수적인 법안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그 성격이 크게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군함, 전투기 등 전통적 국방력 증강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화웨이(Huawei), ZTE 같은 특정 기업을 제재하고 반도체, AI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조항들이 대거 포함되고 있습니다. 이번 법안은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이자, 한 단계 더 나아간 조치입니다.

다양한 관점: 안보 논리와 주권 수호의 충돌

워싱턴의 시각: 미국 의회와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웁니다. 이들은 중국의 군민융합(Military-Civil Fusion) 전략에 따라 민간 기술 기업이 군사력 증강에 동원될 수 있으며, 미국의 자본과 기술이 결국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따라서 첨단 기술 분야로의 자본 유출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논리입니다.

베이징의 시각: 중국은 이를 노골적인 기술 패권 유지 시도이자 경제적 보호무역주의로 규정합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중국 위협'이라는 프레임을 이용해 자국의 기술 발전을 억압하고, 공정한 시장 경쟁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이는 주권 침해이자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하는 행위라는 입장입니다.

글로벌 동맹국의 딜레마: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등 미국의 동맹국들은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안보적으로는 미국과 보조를 맞춰야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거대한 중국 시장을 포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미국의 강경한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며, 보다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PRISM Insight: '지정학적 실사(Geopolitical Due Diligence)' 시대의 개막

이번 NDAA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제 모든 글로벌 투자와 기업 활동에 '지정학적 실사(Geopolitical Due Diligence)'가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과거 재무적, 법률적 실사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특정 기술, 파트너사, 투자 대상이 미중 갈등의 영향권에 있는지 정밀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자본 흐름의 무기화(Weaponization of Capital Flows)'입니다. 미국은 이제 단순히 상품 무역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넘어, 자국 자본이 경쟁국의 핵심 기술 분야로 흘러 들어가는 것 자체를 차단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벤처캐피탈(VC), 사모펀드(PE) 등 투자 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평가와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을 강제할 것입니다. 또한, 바이오테크 분야의 제재는 팬데믹 이후 중요성이 커진 '보건 안보' 영역까지 기술 전쟁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입니다.

결론: 불확실성을 새로운 상수로 받아들여야 할 때

미국의 NDAA는 더 이상 군사 전문가들만의 문서가 아닙니다. 이는 글로벌 기술 생태계의 지형을 바꾸고, 공급망을 재편하며, 투자 전략의 근본적인 수정을 요구하는 '미래 로드맵'에 가깝습니다. 중국의 반발과 대응 조치가 이어지면서 미중 간의 '기술 디커플링(decoupling)'은 특정 분야에서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기업과 투자자들은 이러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일시적인 변수가 아닌, 비즈니스 환경의 '새로운 상수(New Constant)'로 인식하고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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