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폐허 된 스페인 마을, 6,700억 '엘 고르도' 복권 대박 터졌다
올여름 최악의 산불로 폐허가 된 스페인의 한 마을이 크리스마스 복권 '엘 고르도' 1등에 당첨되어 수천억 원의 상금을 받았습니다. 절망 속에서 피어난 희망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올여름 최악의 산불로 모든 것을 잃었던 스페인 북서부 레온주의 작은 마을들이 크리스마스 복권 '엘 고르도(El Gordo)' 1등에 당첨되며 수천억 원의 상금을 나눠 갖게 됐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절망에 빠졌던 주민들은 이번 당첨을 '희망의 주사'라 부르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화제의 1등 당첨 번호는 79432. 1등 당첨금이 가장 많이 쏟아진 곳은 인구 약 11,000명의 소도시 라 바녜사(La Bañeza)로, 주민들이 나눠 가진 총상금액은 무려 4억 6,800만 유로(약 6,730억 원)에 달한다. 당첨자 중에는 지역 축구 클럽 회원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 바녜사 시장 하비에르 카레라는 현지 언론에 "이번 당첨은 우리 마을에 흥분과 희망을 불어넣는 주사와 같다"고 말했다.
이 행운은 불과 4개월 전 겪었던 끔찍한 재난 직후에 찾아왔다. 지난 8월, 레온주를 덮친 대형 산불로 라 바녜사 주변 산림 8,000헥타르(약 2,420만 평)가 잿더미로 변했고, 35세 주민 아벨 라모스가 목숨을 잃었다. 여기에 올해 초 지역 설탕 공장이 문을 닫으며 수십 명이 일자리를 잃는 아픔까지 겪었다.
산불 피해가 극심했던 또 다른 마을 비야블리노(Villablino) 역시 총 2억 유로(약 2,880억 원)의 상금을 받았다. 마리오 리바스 시장은 "우리에게는 좋은 소식이 정말 필요했다"고 전했다. 그는 인근 아스투리아스 지역에서 올해 두 차례의 광산 사고로 지역 주민 5명이 사망한 비극을 언급하며 "친구들의 목숨을 되돌릴 순 없지만, 좋은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비야블리노에서는 지역 알츠하이머 협회가 판매한 복권에서 당첨자가 대거 나왔다. 당첨자 중 한 명인 마리벨 마르틴은 아들의 전화를 받고 40만 유로(약 5억 7,500만 원) 당첨 사실을 알게 됐다. 그녀는 "우리는 정말 침울한 상태였는데, 2억 유로는 정말 멋진 일"이라며 "상금을 이웃과 나누고 인생을 즐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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