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령 선단', 튀르키예 보스포루스 해협 통과하며 지정학적 긴장 고조

보이지 않는 선단이 지정학의 단층선을 항해하고 있다. 서방의 제재를 회피하는 러시아의 '유령 선단' 유조선들이 튀르키예가 통제하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이용해 흑해로 진입하면서, 앙카라는 서방 동맹과 러시아 사이에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NPR)는 2025년 12월 25일 보도를 통해 이 문제를 조명했다.

제재 회피 통로가 된 보스포루스

'유령 선단'은 소유주가 불분명하고 낡은 유조선들로 구성된 네트워크로, 서방의 대러시아 석유 제재를 무력화시키는 핵심 수단으로 지목된다. 이 선박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위치추적장치를 끄거나 소유 구조를 복잡하게 위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PR에 따르면, 이 선박들이 흑해로 향하는 유일한 해상 길목인 보스포루스 해협을 이용하면서 튀르키예의 역할이 국제적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는 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동시에, 해협의 안전과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낳고 있다.

NATO 동맹과 러시아 사이의 줄타기

튀르키예는 NATO 회원국으로서 서방의 제재 체제에 동참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튀르키예가 자국 영해를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더 엄격한 감독을 시행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튀르키예는 에너지, 무역,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섣불리 등을 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분석가들은 앙카라가 몽트뢰 협약에 따른 해협 통과 보장 의무를 내세우며 양측 사이에서 외교적 균형을 유지하려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