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앞둔 우크라에 '대규모 공습'…4세 아동 포함 최소 3명 사망

성탄절을 앞둔 22일 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600기 이상의 드론과 30발의 미사일을 동원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말연시 공습 가능성을 경고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번 공격으로 4세 아동을 포함해 최소 3명이 숨지고 에너지 기반 시설이 파괴돼 여러 지역이 정전 사태를 겪고 있다.

혹한 속 에너지 시설 타격, 깊어지는 인도적 위기

이번 공습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보고되었다. 중부 지토미르 주에서는 4세 여아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으며, 5명이 부상당했다고 비탈리 부네치코 주지사가 밝혔다.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는 주택이 피격돼 76세 여성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서부 흐멜니츠키 주에서도 72세 남성이 희생되었다고 당국은 확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국영 타스 통신을 통해 에너지 시설과 교통 인프라를 목표로 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 당국에 따르면 이는 올해 들어 9번째 대규모 에너지 시스템 공격이다. 수요일 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당국은 전 지역에 비상 정전을 경고하며 에너지 절약을 호소했다. 특히 리우네, 테르노필, 흐멜니츠키 지역은 전력 공급이 거의 완전히 중단된 상태다.

평화협상 중 이뤄진 공습, 크렘린의 '명백한 신호'

이번 공격은 미국 주도로 마이애미에서 평화협상 초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람들은 그저 가족과 함께, 집에서, 안전하게 있기를 원할 뿐"이라며, 이번 공격이 평화협상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우선순위에 대한 '극명하고 명백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푸틴은 여전히 살인을 멈춰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격이 격화되면서 확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부 우크라이나를 향한 미사일과 드론에 대응해 폴란드 전투기가 긴급 발진하는 일도 있었다. 이와 별개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남부 스타브로폴의 석유화학 공장을 드론으로 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