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연말 마지막 방송서 엡스타인 파일·트럼프 정조준…“검은 잉크가 부족했나”

NBC의 간판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가 연말 마지막 방송을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파일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날카로운 풍자로 가득 채웠다. 특히 최근 공개된 엡스타인 명단은 방송 내내 반복해서 소환됐다.

방송의 시작을 알린 '콜드 오픈' 코너에서는 제임스 오스틴 존슨이 연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엡스타인 파일을 주제로 독백을 펼쳤다. 이어진 간판 코너 '위켄드 업데이트'에서도 엡스타인 풍자는 계속됐다.

앵커 콜린 조스트는 "전 세계 아이들을 만나러 하늘을 날아다니는 그 남자에 대해 모두가 이야기하는 연말"이라고 운을 뗀 뒤, "...바로 제프리 엡스타인 말이다"라고 말해 관객의 허를 찔렀다. 동료 앵커 마이클 체는 법무부가 금요일에 모든 파일을 공개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농담을 던졌다.

"아마 검은 잉크가 다 떨어졌나 보죠."

이날 '위켄드 업데이트'는 정치 풍자에 집중했다. 트랜스젠더 의료 서비스를 금지하려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움직임,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의 약혼 소식,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 등이 도마에 올랐다.

또한 SNL은 백악관 참모진을 인용한 베니티 페어의 인터뷰도 놓치지 않았다. 기사에서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등은 트럼프가 "알코올 중독자 같은 성격"을 가졌다고 언급했다. 이를 인용하며 조스트는 동료 앵커를 향해 "이봐, 내 친구 마이클 체를 그에게 비교하지 마"라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PRISM Insight: SNL의 이번 방송은 현대 코미디쇼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사회의 '실시간 여론 바로미터'로 기능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금요일에 터진 뉴스가 토요일 밤 전국 방송의 핵심 소재가 되는 이 현상은, 극도로 빨라진 미디어 소비 속도와 정치적 스캔들이 대중문화에 즉각적으로 흡수되는 양상을 드러낸다. 이는 코미디가 복잡한 이슈를 대중에게 전달하고 공론화하는 가장 강력한 통로 중 하나임을 방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