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공 단면 공개: 일상 속 15가지 물건의 놀라운 속살

어린 시절, 장난감 속이 궁금해 칼을 대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물건부터 지구의 역사를 품은 운석까지, 그 속을 갈라보면 상상치 못한 세계가 펼쳐진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단면 사진’들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경이로움마저 자아낸다.

자연이 빚어낸 내부 구조

가장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2000년 중국 푸캉 지역에서 발견된 푸캉 운석(Fukang meteorite)이다. 약 45억 년 전, 지구와 비슷한 나이에 생성된 이 운석은 감람석 결정이 박힌 석철 운석의 일종인 팔라사이트(pallasite)로, 단면은 마치 우주의 스테인드글라스처럼 보인다.

진주의 단면 역시 흥미롭다. 조개 속 이물질을 방어하기 위해 겹겹이 쌓인 진주층(nacre)이 만들어낸 동심원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한편, 말벌집의 단면은 나무껍질을 씹어 만든 종이 같은 재료로 구성된 정교한 육각형 구조를 드러내며, 자연의 건축술에 감탄하게 한다.

인간이 만든 기술의 속살

인간이 만든 물건들의 내부는 또 다른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골든게이트 브리지(금문교)의 주 케이블 단면은 무려 27,572가닥의 와이어가 빽빽하게 들어차 거대한 다리를 지탱하는 힘의 원천을 보여준다. 평범한 볼링공 속에는 회전력을 만들기 위한 비대칭의 ‘웨이트 블록’이 숨어 있으며, 이는 제조사마다 다른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CT 스캐너의 내부는 복잡한 전선과 회전하는 X선 장치로 가득 차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무언가의 내부를 보기 위한 장비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탄(firework shell)의 단면은 폭발 시 원하는 모양을 만들기 위해 화약이 정교하게 배열된 설계도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