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산 선물, 제가 다시 훔쳤습니다"… 연말 선물 교환 게임의 판을 뒤흔든 직장인

연말 직장 파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화이트 엘리펀트’ 같은 선물 교환 게임이다. 하지만 애써 고른 선물이 동료의 실망스러운 표정과 함께 버려지거나, 원치 않는 물건만 집에 쌓이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여기, 이 딜레마를 기발하게 해결한 한 남성의 이야기가 온라인에서 화제다.

최근 한 레딧 유저(Which_Dig6916)는 직장 동료들과의 유대감을 위해 선물 교환 게임에 참여하면서도, 불필요한 소비와 짐을 완벽하게 피하는 데 성공했다. 그의 전략은 간단했다. 게임 규칙에 따라 선물을 준비하고 교환에 참여하되, 자신의 차례가 왔을 때 다른 사람의 선물을 ‘훔치는’ 대신 자신이 가져온 선물을 다시 선택한 것이다. 그는 파티가 끝난 후 그 선물을 매장에 반품해 구매 비용 전액을 돌려받았다.

결과적으로 그는 돈 한 푼 쓰지 않고 동료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는, 그야말로 ‘최고의 결과’를 얻어냈다. 이 사연이 공유되자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많은 이들이 “불필요한 물건을 집에 들이지 않는 천재적인 방법”이라며 그의 재치를 칭찬했다. 반면 일부는 “게임을 즐기려는 본래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미묘한 선을 넘었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실 이 유쾌하고 혼란스러운 선물 교환의 이름, ‘화이트 엘리펀트(흰 코끼리)’의 유래는 생각보다 흥미롭다. 이 용어는 현재의 태국인 고대 시암 왕국에서 비롯됐다는 전설이 가장 유력하다. 당시 시암에서 신성한 동물로 여겨진 흰 코끼리는 왕권과 부의 상징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시암의 왕은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를 벌할 때 이 흰 코끼리를 선물로 하사했다. 신하는 왕의 선물을 거절할 수 없었지만, 신성한 코끼리를 노동에 쓸 수도, 팔 수도 없었다. 결국 막대한 사육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에 이르게 됐다는 이야기다. 1873년 뉴욕타임스 기사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이 실렸다.

하지만 역사학자들은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기보다 신화에 가깝다고 본다. 작가 리타 링기스는 저서 '신화, 예술, 현실 속 태국의 코끼리'에서 “시암의 군주가 벌을 내리기 위해 신성한 흰 코끼리를 선물했을 리 없다”고 설명한다. 실제로는 엄청난 영광이었을 뿐, 저주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며 전설이 굳어졌고, ‘화이트 엘리펀트’는 ‘처치 곤란하지만 값비싼 물건’이라는 역설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다.

오늘날 직장 내 선물 교환은 여전히 어려운 숙제다. 개인의 취향을 타지 않으면서도 성의 있어 보이는 아이템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고급 필기구나 데스크 오거나이저, 혹은 모두가 좋아하는 간식 세트가 꾸준히 인기 있는 이유다. 최근에는 소형 블루투스 스피커나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같은 테크 기기나, 향초, 수면 안대 등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웰니스 제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