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 지젤, 2025 MMA서 제니 무대 태도 논란… K팝 팬덤 문화의 현주소

2025년 연말, 팬캠 하나가 지핀 논란의 불씨

지난 12월 20일 열린 2025 멜론뮤직어워드(MMA) 현장. 화려한 무대와 수상 소감 속에서 예상치 못한 논란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사건의 중심에는 그룹 에스파(aespa)의 멤버 지젤과 블랙핑크(BLACKPINK) 제니가 있었습니다. 이날 솔로 무대를 펼친 제니의 퍼포먼스 도중, 아티스트석에 앉아 있던 지젤의 모습이 팬캠에 포착되면서 '무대 불성실 관람' 및 '선배 아티스트에 대한 무례'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된 영상에는, 다른 아티스트들이 제니의 무대에 환호하는 동안 지젤이 상대적으로 무표정하게 있거나 다른 멤버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짧은 순간이 담겼습니다. 이 영상은 순식간에 K팝 팬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고, 지젤의 태도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논란 확산과 지젤의 간접적 해명

논란이 거세지자, 지젤은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이를 의식한 듯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그녀는 특정 사건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선배님들의 무대를 보며 항상 배우고 존경하는 마음뿐이다.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팬들을 안심시키려 했습니다. 이는 논란에 대한 간접적인 해명으로 해석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해명을 두고도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일부 팬들은 "몇 초의 영상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마녀사냥"이라며 지젤을 옹호했습니다. 이들은 장시간 진행되는 시상식의 피로도, 영상의 악의적 편집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섣부른 비난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다른 일부 팬들은 "공개된 장소에서 프로답지 못한 태도였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과거 지젤의 다른 발언이나 행동을 재조명하며 '태도'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팬캠 문화의 양면성: 실시간 감시와 오해의 교차점

이번 사건은 K팝의 독특한 문화인 '팬캠(Fan Cam)'의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팬캠은 방송 카메라가 놓치는 아이돌의 세세한 모습을 담아 팬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주지만, 동시에 모든 순간을 기록하고 평가하는 '실시간 감시 카메라'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수많은 팬캠 영상 속에서 아이돌은 찰나의 표정이나 무심코 한 행동만으로도 의도와 상관없이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맥락이 제거된 짧은 영상 클립은 때로 오해를 증폭시키는 도구로 사용되며, 이는 아티스트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합니다. 이번 지젤의 논란 역시 이러한 팬캠 문화의 부작용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로 보입니다.

이번 지젤-제니 사건은 단순히 두 아티스트 간의 해프닝을 넘어, K팝 산업의 구조적 압박을 드러냅니다. 팬덤은 아이돌에게 무결점의 완벽한 모습을 24시간 요구하며, 팬캠이라는 '현미경'으로 이를 끊임없이 검증합니다. 사소한 순간이 거대한 논쟁으로 비화되는 현상은 아이돌을 극심한 감정 노동으로 내몰고 있으며, '진솔한 모습'을 보고 싶다는 팬들의 요구와 '완벽한 페르소나'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 사이의 모순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 PRISM Ins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