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귀환: 2025년 세계 무대 복귀와 내부 균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세계 무대로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그 발밑은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 2025년은 파키스탄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수년간의 소외를 딛고 국제 사회의 핵심 플레이어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고질적인 국내 정치·경제 불안은 여전한 족쇄로 남아있다. 기회와 위기가 교차했던 2025년 파키스탄의 복잡한 현실을 정의한 네 가지 핵심적인 변화를 짚어본다.

인도와의 충돌, 외교 지형을 바꾸다

파키스탄의 국제적 위상 변화는 지난 5월인도와의 나흘간 이어진 군사 충돌에서 시작됐다. 이 충돌에서 파키스탄 공군은 인도 전투기 여러 대를 격추시킨 것으로 알려지며 뛰어난 작전 능력을 과시했다. 이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인도의 군사 현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했음을 증명하며 파키스탄의 전략적 신뢰도를 크게 회복시켰다. 이후 미국과의 관계는 눈에 띄게 개선됐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상호방위조약을, 리비아와는 40억 달러 규모의 무기 거래를 체결하는 등 외교적 성과가 이어졌다.

아프가니스탄 향한 강경 노선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탈레반 정권을 향한 기존의 유화책을 버리고 강경 노선으로 전환했다. 파키스탄 탈레반(TTP)을 와해시키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영토 내 공습을 포함한 직접적인 군사 행동도 불사했다. 이러한 압박은 탈레반 정권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1,000명 이상의 아프간 성직자들이 이웃 국가에 대한 공격을 금지하는 칙령을 발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파키스탄은 TTP 지원을 계속할 경우 심각한 외교적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 셈이다.

경제난 속 민영화 성공, 한 줄기 빛

외교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경제 상황은 여전히 암울하다. 외국인직접투자(FDI)는 감소했으며, 높은 에너지 비용과 세율, 관세 장벽은 산업과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로 인해 빈곤 수준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어두운 경제 상황 속에서 한 줄기 빛이 있었다. 바로 국영기업 파키스탄 국제항공(PIA)의 민영화 성공이다. 수십 년간 공적 자금을 낭비해 온 만성 적자 기업의 민영화는 약 20년 만의 대규모 국영기업 매각 사례로, 향후 민간 부문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해결되지 않은 국내 정치 갈등

국내 정치 지형은 여전히 불안하다. 이므란 칸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 정의운동(PTI)은 군부 및 연방 당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으며, 이므란 칸은 수감 중에도 시위를 촉구하며 정국 불안을 키우고 있다. 긍정적인 점은 극단주의 정당 테흐리케라바이크 파키스탄(TLP)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통해 폭력적 급진주의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그럼에도 인구 증가, 인플레이션, 소득 불평등 등으로 인한 사회적 긴장은 국가 통합에 계속해서 도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