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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달러 국방예산, 트럼프의 '거래'가 드러낸 미국의 진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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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달러 국방예산, 트럼프의 '거래'가 드러낸 미국의 진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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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서명한 1조 달러 국방수권법(NDAA)은 그의 고립주의와 의회의 동맹 중시 노선이 충돌한 결과물이다. 미국의 분열된 외교 정책의 현주소를 분석한다.

트럼프의 서명, 고립주의와 동맹 사이의 줄타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 1조 달러에 달하는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조용히 서명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예산 승인을 넘어, 그의 '미국 우선주의'와 의회의 전통적 동맹 중시 노선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타협한, 미국 외교안보 정책의 복잡한 현주소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핵심 요약

  • 기록적 예산, 모순적 내용: 역대 최대 규모인 9010억 달러 예산이 통과되었지만, 트럼프의 고립주의 기조와 상반되는 우크라이나 및 유럽 동맹 지원 조항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 의회와 행정부의 힘겨루기: 트럼프는 국방부 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 폐지 등 자신의 어젠다를 관철하는 대가로,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의 동맹 강화 요구를 수용했습니다.
  • 세계에 보내는 이중 신호: 대통령의 발언은 고립주의적이지만, 법안의 내용은 동맹 방어 의지를 재확인합니다. 이는 미국의 대외 정책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키면서도, 군사적 개입 의지는 여전히 강력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심층 분석: '거래' 뒤에 숨겨진 지정학적 셈법

이번 NDAA 서명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을 배석시킨 채 이뤄지는 통상적인 행사 없이 조용히 진행됐습니다. 이는 법안 내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65년 연속으로 의회를 통과한 NDAA는 군인 급여 인상 등 국방력 유지를 위한 핵심 사항을 담고 있어 대통령으로서도 거부하기 힘든 '필수 통과(must-pass)' 법안입니다. 의회, 특히 공화당 내 주류 세력은 이 점을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다양한 관점에서의 해석

  • 유럽 동맹국의 시각: 유럽 동맹국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할 것입니다. 법안에 명시된 8억 달러의 우크라이나 지원, 1억 7500만 달러의 발트해 안보 이니셔티브, 주유럽 미군 7만 6천 명 하한선 설정 등은 미국의 방위 공약이 아직 유효하다는 구체적인 증거입니다. 하지만 이는 대통령의 의지가 아닌 의회의 압박에 의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워싱턴의 정치적 변동성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는 여전히 남습니다.
  • 러시아와 중국의 시각: 러시아와 중국은 '분열된 미국'의 모습을 주시할 것입니다. 대통령의 친러시아적, 고립주의적 발언은 외교적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 예산과 구체적인 유럽 방위 조항들은 미국의 군사적 힘과 개입 의지가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이들은 백악관과 의회 사이의 정책적 균열을 파고들려 시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미국 내부의 시각: 이번 NDAA는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외교 철학과 미국 외교안보 엘리트들의 전통적인 세계관 사이의 충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트럼프는 '골든 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 예산 확보와 DEI 프로그램 폐지라는 '승리'를 얻었지만, 유럽 방위와 우크라이나 지원이라는 '패배'도 감수해야 했습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가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저항과 타협에 직면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PRISM Insight: 방위 산업의 '조용한 축제'와 기술 패권 경쟁

901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숫자는 글로벌 방위 산업에 보내는 가장 확실한 신호입니다. 대통령의 정치적 수사와 관계없이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노스롭 그루먼 등 주요 방산 기업들의 수주 잔고는 향후 몇 년간 굳건할 것임을 의미합니다. 특히 '골든 돔'과 같은 첨단 미사일 방어 시스템, 차세대 항공기, 함선 구매 계획은 이들 기업의 주가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예산이 단순한 재래식 무기 구매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예산의 상당 부분은 인공지능(AI), 사이버 안보, 우주 자산, C5ISR(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 사이버, 정보, 감시, 정찰)과 같은 미래 기술 개발에 투입됩니다. 이는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미국의 초당적인 의지를 반영합니다. 즉, 정치적 수면 위에서는 고립주의 논쟁이 벌어지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미래 전쟁의 승패를 가를 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원이 쏟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결론: 봉합된 균열, 여전히 불안한 미래

2026년 NDAA는 미국의 대외 정책에 내재된 깊은 균열을 일시적으로 봉합한 '정치적 거래'의 산물입니다. 법안은 통과됐고 군대는 자금을 지원받지만, '동맹의 수호자'와 '고립된 강대국'이라는 미국의 두 얼굴 사이에서의 근본적인 논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용한 서명은, 이번 타협이 결코 만족스러운 합의가 아님을 웅변합니다. 동맹국과 적성국 모두 내일의 미국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계속해서 주시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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