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상 최대 예산안 편성…물가 급등과 부동산 과열 속 '팽창 재정' 딜레마

일본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할 전망이다. 가타야마 시게유키 재무상은 12월 22일, 2026년 회계연도 예산안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고질적인 물가 상승과 도쿄 도심의 부동산 가격 급등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나온 결정이어서, 일본 경제가 직면한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서민 덮친 물가와 자산 인플레이션

재정 확대 정책의 배경에는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12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이 중단되면서 향후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식탁 물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며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반면 자산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인다. 12월 22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1월도쿄 23구의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이 1억 2420만 엔(약 11억 5천만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실물 경제와 자산 시장 간의 괴리가 심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회적 긴장과 노동 시장의 구조 변화

경제적 압박은 사회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정신 질환으로 휴직한 교사 수가 7000명을 넘어섰으며, 그 원인 중 하나로 '학부모 갑질'이 지목되는 등 사회적 스트레스가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기업들은 인공지능(AI) 활용으로 인해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가 대동소이해지자, 기존의 '엔트리 시트' 제도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노동 시장의 채용 방식마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