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한마디로 마이클 J. 폭스를 이긴 저스틴 베이트먼의 비결

스크린에선 앙숙이었지만, 카메라 뒤에선 누구보다 영리한 한 수가 오갔다. 80년대를 풍미한 미국 NBC 시트콤 ‘패밀리 타이즈(Family Ties)’에서 남매로 호흡을 맞춘 마이클 J. 폭스(Michael J. Fox)와 저스틴 베이트먼(Justine Bateman)의 이야기다. 폭스의 최근 회고록 ‘퓨처 보이(Future Boy)’를 통해, 베이트먼이 어떻게 재치 있는 연기로 극의 판도를 바꿨는지 수십 년 만에 알려졌다.

일방적이었던 남매의 언쟁

‘패밀리 타이즈’에서 폭스가 연기한 알렉스 P. 키튼은 보수적이고 명석한 두뇌를 가진 캐릭터로, 종종 여동생 말로리(베이트먼 분)를 신랄한 농담의 대상으로 삼았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에 따르면, 폭스는 회고록에서 자신의 캐릭터가 말로리를 향해 “무자비하게” 비판을 쏟아냈다고 회상했다. 초기 시즌에서 말로리는 대부분 눈을 흘기거나 코웃음을 치며 알렉스의 공격을 받아넘기는 역할에 머물렀다.

'땡큐': 대본을 뒤집은 한마디

하지만 베이트먼은 이 구도를 스스로 바꾸기로 결심했다. 계속해서 당하기만 하는 역할이 개인적으로도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극 중에서 알렉스의 모욕적인 말을 칭찬으로 받아치기 시작했다. 이 작은 변화는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폭스는 “저스틴이 스스로 이 기술을 사용했다”며 “작가들이 의도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줬고, 곧 말로리 캐릭터는 그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두 사람은 스크린 속 갈등과 달리 실제로는 절친한 친구 사이였으며, 서로에게 완벽한 연기 파트너였다고 덧붙였다.

7시즌의 성공과 그 후

‘패밀리 타이즈’는 총 7개 시즌을 방영하고 1989년에 종영했다. 이후 폭스는 영화 ‘백 투 더 퓨처’ 등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고, 베이트먼 역시 꾸준히 활동하며 2018년에는 연예계의 명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은 회고록 ‘페임(Fame)’을 출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