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동료들은 폭소, 관객은 침묵... 아나 가스테이어가 밝힌 '가장 민망했던' 스케치

출연진은 웃음으로 비명을 질렀지만, 관객석은 무덤처럼 고요했다. 미국 NBC의 간판 코미디 쇼 Saturday Night Live(SNL)의 동문인 아나 가스테이어(Ana Gasteyer)가 동료 에이미 폴러(Amy Poehler)의 팟캐스트 'Good Hang'에 출연해 생방송 중 겪었던 가장 민망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비명 같은 웃음'과 '그림 같은 침묵'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따르면, 가스테이어와 폴러는 SNL 출연자들이 관객에게 외면당했던 자신의 과거 스케치를 함께 보는 독특한 취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폴러는 이 경험을 두고 "요즘 아이들이 말하는 '크린지(cringe)'를 넘어서는, 거의 원초적 비명에 가깝다"고 묘사했다. 가스테이어는 이에 동의하며 "일종의 집단 심리치료 경험 같았다"고 덧붙였다.

가스테이어는 유독 관객의 반응이 싸늘했던 한 스케치를 떠올렸다. 당시 대본 리딩 현장에서는 작가와 출연진 모두가 "웃음으로 비명을 지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지만, 정작 스튜디오의 관객들은 "죽은 듯이 조용했다"고 그녀는 회상했다.

역대 가장 시끄러웠지만, 아무도 웃지 않았다

문제의 스케치는 아침 라디오 쇼 '모닝 주 크루'를 패러디한 내용으로, 크리스 파넬(Chris Parnell), 윌 페럴(Will Ferrell) 등이 함께 출연했다. 출연진은 기상 헬리콥터 추락 소식에 과장되고 시끄럽게 반응하는 연기를 펼쳤다. 가스테이어는 "관객들이 마치 토니상 후보에 오른 진지한 연극을 보는 것 같았다"며 당시의 어색한 분위기를 전했다. 그녀는 너무 민망해서 오히려 웃음이 터졌다고 밝혔다.

가스테이어는 1996년부터 2002년까지 SNL의 크루로 활동하며 '딜리셔스 디쉬' 코너와 마사 스튜어트 성대모사 등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해당 스케치가 드레스 리허설에서 관객의 외면을 받았는지, 실제 생방송에서 벌어진 일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