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베네수엘라 유조선 나포... 미 의회, '위험한 도발' 비판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유조선을 전격 나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미 하원 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애덤 스미스 민주당 의원은 22일(현지시간) NPR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가 국제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으며,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초기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는 지난 주말 카리브해 공해상에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VSA)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유조선 3척을 멈춰 세우고 통제권을 확보했다. 백악관은 이번 작전이 기존 대(對)베네수엘라 제재를 강화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불법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한 합법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미국은 2010년대 후반부터 민주주의 훼손과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단계적으로 강화해왔다. 특히 베네수엘라 경제의 생명줄인 석유 산업을 정조준, 국영 석유회사의 원유 수출과 금융 거래를 포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행정부의 일방적인 군사력 사용은 극도로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이번 나포가 국제 해양법의 어떤 조항에 근거한 것인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며, 이는 외교적 해결책을 찾는 대신 군사적 충돌의 위험을 키우는 행위입니다.

스미스 의원의 발언은 행정부의 과감한 대외 정책에 대한 의회의 견제와 우려를 대변한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비판 진영은 이번 조치가 동맹국들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유가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라틴 아메리카 지역의 반미 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반면 공화당 내 강경파들은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한 결단력 있는 조치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번 유조선 나포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이 '최대 압박' 기조로 다시 선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다. 이는 단순한 제재 집행을 넘어, 잠재적 적대국에 대한 물리적 압박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관건은 이러한 강경책이 실제로 마두로 정권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아니면 의도치 않은 군사적 충돌이나 국제 유가 급등과 같은 역효과만 낳을지 여부다. 이번 사태는 향후 미국의 제재 정책과 국제 해양 질서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