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PD 무슬림 사찰 의혹, 14년 만에 법정으로... 뉴욕 첫 무슬림 시장의 시험대
9.11 이후 NYPD의 무슬림 사회 사찰 의혹이 14년 만에 새로운 정보공개 소송으로 재점화됐다. 이번 소송은 뉴욕 첫 무슬림 시장인 조흐란 맘다니 당선인의 경찰 개혁 의지를 시험하는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뉴욕 경찰국(NYPD)이 9.11 테러 이후 무슬림 사회를 광범위하게 사찰했다는 의혹이 14년 만에 다시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와이어드(WIRED)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과거 NYPD 정보국을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패소한 뉴저지 주민 사미르 하시미(Samir Hashmi)가 뉴욕시를 상대로 새로운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선거 기간 동안 NYPD의 무슬림 사찰을 강하게 비판하며 기록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던 조흐란 맘다니(Zohran Mamdani) 시장 당선인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배경: 9.11 이후의 그림자와 멈췄던 싸움
하시미는 2000년대 후반 럿거스 대학교 무슬림 학생회(MSA) 소속이었다. AP통신이 2011년 유출 문서를 바탕으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럿거스 MSA는 NYPD가 잠입 수사를 벌인 수십 개 단체 중 하나였다. 이른바 '모스크 레이킹(mosque-raking)'으로 불린 이 프로그램은 비판 여론과 인권 소송 끝에 2018년 관련 부서인 '인구통계 유닛'이 해체되며 일단락됐다. 하시미는 당시 합의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정보공개 소송을 진행했으나, 2018년 항소법원에서 4대 3으로 패소했다. 법원은 NYPD가 관련 기록의 존재 여부 자체를 확인 또는 부인할 수 있는 '글로마(Glomar)' 답변을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하시미는 올해 2월 뉴욕 정보자유법(FOIL)에 따라 새로운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그는 2006년부터 2008년 사이 자신이 활동했던 종교 및 지역사회 단체와 관련된 주간 정보 요약, 특정 조직 프로파일, 모스크 관련 보고서 등 이전보다 범위를 좁혀 특정 기록을 요구했다. NYPD가 이를 거부하자 그는 지난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새 시장, 새 소송... 엇갈리는 기대와 우려
하시미가 소송을 재개한 결정적 계기는 뉴욕시의 첫 무슬림 시장인 맘다니 당선인의 행보였다. 맘다니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NYPD의 사찰 프로그램을 비판하며 무슬림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당선 직후 경찰국장으로 제시카 티시(Jessica Tisch)를 유임시키기로 한 결정이 하시미의 행동을 촉발했다.
하시미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티시 국장의 경력이 NYPD 정보국 출신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경종이 울렸다"며 "그것이 내가 행동에 나서야 할 즉각적인 신호였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NYPD의 사찰은 과거의 일이 아니다. 연방법원에 제출된 보고서 역시 익명의 법 집행 요원들로부터 심문받았다는 무슬림 공동체의 우려를 담고 있다.
하시미는 지난 2025년 11월 별세한 그의 첫 소송 공동원고 탈립 압두르-라시드 이맘의 장례식에 맘다니 당선인이 참석해 고인의 유지를 잇겠다고 맹세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 소송은 탈립 이맘의 여러 유산 중 하나"라며 "맘다니 당선인이 진심이라면 NYPD가 나와 싸우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YPD와 맘다니 당선인 측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번 소송은 맘다니 행정부의 정체성을 규정할 첫 시험대다. 선거 공약과 NYPD라는 거대 조직의 관성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따라, 뉴욕시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판가름 날 것이다. 이는 단순히 과거사를 밝히는 것을 넘어, 미래의 경찰 활동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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