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日 자민당 고위급 대만 방문에 공식 항의... 동아시아 '신냉전' 기류 심화

중국이 일본 집권 자민당 고위급 인사들의 잇따른 대만 방문에 공식 항의했다. 동아시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일 관계의 향방과 역내 안정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다.

중국 정부가 일본 집권 자민당(LDP) 고위 인사들의 잇따른 대만 방문에 대해 일본 측에 공식 항의하며 양국 관계가 또다시 얼어붙고 있다. 이번 항의는 미중 전략 경쟁의 연장선에서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조치로, 역내 안정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대행의 대만 방문이다. 하기우다 대행은 12월 21일부터 3일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 중이며, 22일에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과 회담을 가졌다. 자민당 내 유력 정치인인 그의 행보에 이어, 연말까지 약 30명에 달하는 일본 의원들이 대만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1972년 중국과 수교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유지해왔다. 그러나 동시에 대만과는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등 비공식적 관계를 꾸준히 심화시켜 왔다. 특히 최근에는 반도체 공급망 안정과 대만 해협의 평화가 일본의 안보 및 경제에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집권 자민당을 중심으로 대만과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방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베이징은 이번 항의를 통해 일본이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일본 정부는 이번 방문이 의원 외교 차원의 비공식적 활동임을 강조하며 중국의 과도한 반응에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PRISM Insight: 이번 사건은 단순한 외교적 마찰을 넘어 일본의 대중국, 대대만 정책이 근본적인 전환점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과거 경제적 실리를 우선하며 중국을 자극하지 않던 '조용한 외교'에서 벗어나, 이제는 가치와 안보를 공유하는 파트너로서 대만과의 관계를 격상시키려는 의지가 표면화되고 있다. 이는 향후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일본의 역할과 동아시아 안보 지형에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본 의원들의 '방문 릴레이'는 중국의 압박 수위에 따라 일본 내 여론을 결집시키거나, 혹은 역내 군사적 긴장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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