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이 직접 뽑은 ‘최고와 최악’의 영화 5편

‘공포의 왕’ 스티븐 킹은 자기 작품의 영화화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냉정한 비평가입니다. 수십 년간 그는 자신의 소설 정신을 완벽히 구현한 작품과, 핵심을 완전히 놓친 작품을 솔직하게 구분해왔습니다. 킹이 극찬한 5편과 혹평을 아끼지 않은 5편을 공개합니다.

킹의 찬사: 원작의 영혼을 살린 5편

1. 스탠 바이 미 (1986): 킹에게 이 영화는 단연 최고입니다. 그의 중편 소설 『시체(The Body)』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를 보고 진심으로 감동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킬러 광대보다 더 가슴을 파고드는 상실감과 덧없는 젊음에 대한 묘사가 일품입니다.

2. 쇼생크 탈출 (1994):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킹의 단편을 영화사상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킹은 이 영화가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절제된 감정선으로 최고의 감동을 선사했다며 존경심을 표했습니다.

3. 미저리 (1990): “캐시 베이츠의 연기는 나조차도 겁에 질리게 했다!” 킹은 애니 윌크스를 연기한 배우에게 극찬을 보냈습니다. 영화는 원작의 핵심적인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심리적 공포를 완벽하게 스크린에 구현했습니다.

4. 그린 마일 (1999): 다라본트 감독과의 또 다른 성공작. 킹은 촬영장을 직접 방문해 전기의자에 앉아보는 경험까지 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마음은 감성주의자”라며, 영화의 캐스팅과 분위기, 감정적 무게감이 완벽했다고 평했습니다.

5. 미스트 (2007): 작가가 영화의 결말이 자신이 쓴 것보다 낫다고 인정한 드문 사례입니다. 영혼까지 파괴하는 듯한 암울한 엔딩은 다라본트 감독의 아이디어였고, 킹은 이를 여러 차례 칭찬했습니다.

킹의 혹평: 실망을 안겨준 5편

1. 샤이닝 (1980):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는 “아름다운 영화지만, 끔찍한 각색”이라는 게 킹의 일관된 평가입니다. 주인공 잭 토랜스가 서서히 미쳐가는 과정 없이 처음부터 불안정하게 그려져 원작의 비극성을 없애버렸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입니다.

2. 론머 맨 (1992): 이 영화는 킹을 분노하게 했습니다. 원작 단편과 거의 아무런 관련 없는 SF 스릴러 영화에 마케팅 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결국 소송에서 이겨 자신의 이름을 크레딧에서 삭제했습니다.

3. 맥시멈 오버드라이브 (1986): 킹이 직접 감독했지만, 훗날 스스로 “멍청한 영화(moron movie)”였다고 인정한 작품입니다. 혼란스러운 재미는 있지만, 좋은 영화라고 부르기는 어렵다고 시인했습니다.

4. 초능력자 (Firestarter, 1984): 원작과 상당히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킹은 이 영화가 “맛이 없다(flavorless)”고 혹평했습니다. 밋밋하고 평면적인 연출이 문제였습니다. 드류 베리모어의 연기조차 영화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5. 다크타워: 희망의 탑 (2017): 팬도, 킹도, 모두가 실망했습니다. 8권짜리 대서사를 한 편의 PG-13 등급 영화에 압축하려 한 시도부터 무리였습니다. 킹은 PG-13 등급이 이야기의 강렬함을 앗아갔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