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러시아 정유시설 타격...평화 협상과 격화되는 전선

평화를 향한 대화가 오가는 동안에도 포성은 멈추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러시아 본토의 주요 에너지 시설을 타격하며 전장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양측이 고위급 특사를 통해 대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선에서는 한 치의 양보 없는 공방이 벌어지는 이중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러시아 심장부 노린 드론 공습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이 26일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템류크 항구 석유 저장 시설과 오렌부르크 지역의 가스 처리 공장을 목표로 삼았다. 템류크 항구에서는 약 2,000 제곱미터에 걸쳐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고 러시아 측 관리들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또한 로스토프 지역의 노보샤흐틴스크 정유소를 스톰 섀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이 정유소는 러시아 남부 군사 작전을 지원하는 핵심 시설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동부 도네츠크주의 스뱌토-포크로우스크 마을을 장악했다고 국영 통신사를 통해 전했다.

물밑에서 진행되는 평화 협상

격렬한 공방 속에서도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약 1시간 동안 만나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민감한 문제들이 남아있지만, 미국 팀과 함께 어떻게 이를 해결할지 이해하고 있다"며 "앞으로 몇 주가 매우 중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외무부의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 역시 미국과의 협상이 더디지만 꾸준히 진전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에게 크리스마스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크렘린궁이 밝히기도 했다.

국제 제재의 여파와 주변국 긴장

전쟁은 주변 지역의 안보 지형도 흔들고 있다. 폴란드는 발트해 상공에서 자국 영공에 접근하는 러시아 정찰기를 요격하기 위해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또한 벨라루스로부터 수십 개의 미확인 물체가 영공으로 진입했다며, 연휴 기간을 이용한 도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편, 러시아는 국제 제재로 인해 액화천연가스(LNG) 연간 생산량 1억 톤 목표 달성이 수년 지연됐다고 인정했다. 알렉산드르 노вак 부총리는 국영 방송에서 제재가 에너지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