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핵심 항구 오데사 공습 강화... 흑해 봉쇄와 외교 교착의 이중 압박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흑해 관문인 오데사 지역에 대한 공세를 체계적으로 강화하며, 대규모 정전과 핵심 해상 물류 기반 시설 파괴를 야기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우크라이나의 해상 접근을 차단하려는 러시아의 의도적 시도라고 규탄했으며, 이러한 군사적 압박은 돌파구 없는 외교 협상과 맞물려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오데사는 수도 키이우, 하르키우에 이은 우크라이나 제3의 도시이자 경제의 생명선이다. 자포리자, 헤르손, 미콜라이우 등 다른 주요 항구들이 러시아에 점령된 상황에서, 오데사는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유일한 대규모 해상 수출 통로다. 특히 2023년 8월부터는 흑해 연안을 따라 곡물을 수출하는 핵심 경로 역할을 해왔다.

올렉시 쿨레바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러시아의 공격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전쟁의 초점이 오데사로 옮겨갔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한 주 동안 오데사 지역은 수백 건의 공격을 받았으며, 그 결과는 참혹했다.

이러한 군사적 긴장 고조는 최근 미국 마이애미에서 막을 내린 외교 협상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미국 주재로 열린 이 회의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을 각각 만났지만, 약 4년간 이어진 전쟁을 끝낼 명확한 진전은 없었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는 우크라이나 측과 20개 조항으로 구성된 평화 계획 초안에 대한 “입장 조율”을 논의했다고 밝혔으나, 러시아는 즉각적으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평화 제안을 수정한 것이 평화 달성 가능성을 높이지는 않을 것이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유럽연합(EU)이 러시아와 미국 간의 잠재적 합의를 방해하려는 “확고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공격에 대한 “편집광적인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며, 러시아는 EU나 나토를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법적 합의로 확인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했던 발언을 되풀이한 것이다.

러시아의 오데사 집중 공격은 단순한 군사 목표를 넘어, 우크라이나의 경제적 생명선을 위협함으로써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강압적 외교(coercive diplomacy)’ 전략으로 분석된다. 흑해 곡물 수출로를 차단하겠다는 위협은 글로벌 식량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력한 카드로, 향후 평화 협상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군사적 압박이 강화되는 만큼, 외교적 해법 찾기는 더욱 어려워지는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