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킨 공장의 '달콤한 악몽': 24시간 도넛 냄새에 시달리는 마을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향기가 악몽이 될 수 있을까? 미국 매사추세츠주 헤이버힐의 주민들에게는 이것이 현실이 됐다. 새로 들어선 던킨(Dunkin') 도넛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역겨울 정도로 달콤한 냄새가 온 마을을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24시간 이어지는 '카니발 냄새'

문제의 발단은 헤이버힐에 새로 생긴 던킨의 도넛 공장이다. 주민들은 이 공장에서 나오는 냄새가 하루 종일, 매일 같이 자신들의 집 안까지 가득 채운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 냄새를 '튀긴 반죽과 카니발'을 연상시키는 향이라고 묘사하며, 불쾌감을 넘어 메스꺼움을 유발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결국 주민들은 시의회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보건 당국에 조사를 요청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즐거워야 할 도넛의 향기가 이제는 주민과 거대 브랜드 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공해로 변질된 상황이다.

달콤함이 공해가 될 때

이번 사건은 일반적으로 유해 물질 배출과 연관되던 '공장 공해'의 개념을 확장시킨다. 커피 로스팅 공장이나 소스 제조 공장 등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는 있었지만, 도넛처럼 대중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제품이 논란의 중심이 된 것은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좋은 향기라도 개인의 공간을 침범하고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지속될 경우 심각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논란은 기업들이 생산 시설을 운영할 때 화학적 유해성뿐만 아니라, 냄새와 같은 감각적 요소가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