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도 외친 '배드 버니 월드'…2025년을 지배한 슈퍼스타의 기록

숫자가 증명한 '배드 버니 이펙트'

2025년은 배드 버니의 해였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W)가 '올해의 엔터테이너' 중 한 명으로 선정한 그는 앨범, 공연, 스트리밍 등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록을 세웠다. 그의 앨범 'Debí Tirar Más Fotos'는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올랐고, 연말 '톱 라틴 앨범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라틴 장르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스포티파이에서는 2025년 최다 스트리밍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경제적 파급력은 더욱 놀랍다. 고향 푸에르토리코에서 진행한 31회의 단독 레지던시 공연은 현지 경제에 약 4억 달러의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그래미 어워드에서는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등 주요 3개 부문에 동시에 노미네이트된 최초의 스페인어 아티스트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2026년 슈퍼볼 하프타임 쇼 헤드라이너 발탁은 그의 위상을 증명하는 화룡점정이었다.

팻 조가 목격한 '하나의 현상'

힙합 아티스트이자 동료 푸에르토리코인인 팻 조는 EW와의 인터뷰에서 배드 버니를 단순한 스타가 아닌 '메가 스타'이자 '하나의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배드 버니의 공연을 보기 위해 직접 푸에르토리코를 찾았던 경험을 공유했다. 팻 조에 따르면, 비행기가 착륙하자 기장은 "푸에르토리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대신 "배드 버니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안내 방송을 했다고 한다. 이는 배드 버니가 한 명의 아티스트를 넘어 푸에르토리코의 상징이자 자부심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일화다.

그는 "이 남자의 영향력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10년 전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포장하던 청년이 이제는 스타디움을 매진시키는 모습을 보면 모든 역경을 이겨낸 것"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배드 버니가 라틴 커뮤니티를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즐거움 속에 담아낸 '혁명'

음악적 성과를 넘어 그의 메시지 또한 주목할 만하다. 팻 조는 배드 버니의 앨범 전체가 푸에르토리코의 젠트리피케이션 문제, 집을 팔아야 했던 할머니의 이야기 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혁명적인' 작품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람들이 즐겁게 파티를 즐기는 동안, 배드 버니는 그 안에 사람들을 교육하고 중요한 가치를 일깨우는 가사를 교묘하게 녹여낸다"며 그의 영리함을 높이 평가했다. 슈퍼볼 하프타임 쇼 캐스팅에 대한 일부 반발에 대해서도 "그는 품위 있게 대처했으며,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되는 아티스트로서 그 무대에 설 자격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