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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리스킹 vs. 의존"… EU-중국 관계, 예측불허의 '전략적 모순'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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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리스킹 vs. 의존"… EU-중국 관계, 예측불허의 '전략적 모순'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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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가 중국에 '디리스킹'과 '의존' 사이에서 모순된 정책을 펼치며 글로벌 공급망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이 전략적 딜레마의 지정학적 함의를 분석합니다.

EU의 딜레마: 한 손엔 칼, 다른 손엔 악수

유럽연합(EU)이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de-risking, 위험 제거)'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경제적 상호 의존도를 심화시키는 모순적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정책적 혼선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과 지정학적 판도 전체를 뒤흔드는 '전략적 딜레마'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핵심 요약 (The 30-Second Briefing)

  • 전략적 모순: EU는 '녹색 전환'과 '경제 안보'라는 두 가지 상충하는 목표 사이에서 길을 잃고 있습니다. 중국산 제품 없이는 친환경 목표 달성이 어렵지만, 동시에 핵심 산업의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합니다.
  • 정책의 이중성: 한 손으로는 중국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고 기업을 조사하면서, 다른 손으로는 중국 자본과 투자를 유치하려는 이중적 태도를 보입니다. 이는 회원국별 이해관계가 달라 통일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EU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냅니다.
  • 소비자와 정부의 괴리: EU 정부가 규제와 견제를 외치는 동안, 유럽 소비자들은 쉬인(Shein), 테무(Temu) 등 중국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으로 중국 경제와 연결되고 있습니다. 이는 정책이 시장의 힘을 거스르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줍니다.

심층 분석: '필요악'이 된 파트너십

최근 스페인에서 벌어진 CATL 배터리 공장 설립 논란은 EU가 처한 딜레마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스페인 정부는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며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의 투자를 환영했습니다. 그러나 CATL이 공장 건설을 위해 2,000명의 중국인 노동자를 데려오겠다고 밝히면서, '일자리를 위한 투자 유치'라는 명분은 '자국 노동 시장 보호'라는 현실과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이는 개별 국가의 문제를 넘어 EU 전체의 고민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EU의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2024년 기준 3,060억 유로)를 문제 삼으며 관세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이지만, 정작 EU의 '녹색 전환'은 중국에 대한 깊은 의존성 위에 서 있다는 아이러니를 만듭니다.

실제로 EU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의 90%는 중국산이며, 전기차 배터리와 첨단 제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역시 중국 공급망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브뤼셀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외칠수록, 역설적으로 중국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모순은 EU의 정책에서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협상을 재개하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동시에 중국 보안장비 업체 Nuctech, 이커머스 플랫폼 Temu에 대한 보조금 조사를 착수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는 EU가 중국을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이자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로 동시에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PRISM Insight: 예측불가능성이 새로운 표준 (Unpredictability is the New Normal)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EU의 이러한 '전략적 모호성'은 가장 큰 리스크 요인입니다. 어제의 투자 유치 대상이 오늘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환경은 장기적인 비즈니스 전략 수립을 극도로 어렵게 만듭니다.

결론적으로, 기업들은 특정 국가나 지역에 의존하는 공급망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합니다. 공급망 다변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투자 관점에서는 이러한 지정학적 변동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규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EU의 '줄타기 외교'가 지속되는 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은 계속 증폭될 것입니다.

결론: 모순 속에서 찾아야 할 새로운 균형점

EU와 중국의 관계는 더 이상 '협력'과 '경쟁'이라는 이분법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양측은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동시에 서로를 의심하고 견제합니다. 이러한 '불편한 공생'과 '전략적 모순'은 향후 몇 년간 EU-중국 관계를 규정하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세계는 이제 이 거대한 두 경제권이 예측 불가능한 상호작용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균형을 찾아 나가는지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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