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료비 2.22% 인상: 초고령사회가 마주한 모순된 청구서

초고령사회 일본이 상충하는 두 가지 신호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정부는 급증하는 사회 보장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의료비 인상을 결정했지만, 한 지방자치단체장은 외국인 공무원 채용 중단을 검토하고 나섰다. 이는 일본이 직면한 인구 구조적 딜레마의 복잡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다.

피할 수 없는 비용 증가

일본 정부는 12월 24일, 내년도 진료 보수(의료 서비스 가격)를 전체적으로 2.22%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돌봄 서비스 비용인 개호 보수 역시 현장 직원의 임금 인상을 목적으로 2.03% 한시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전에는 무료였던 '케어 매니지먼트' 서비스 일부를 유료화하고, 고소득층의 고액 요양비 제도 월 부담 상한액을 인상하는 등 국민 부담을 늘리는 조치들이 연이어 확정됐다.

노동력 부족과 닫히는 문

의료 및 돌봄 현장의 인력난 해소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정반대의 정책 방향이 제시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12월 25일, 미에현 지사는 내년부터 외국 국적 현 직원의 신규 채용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심각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사회의 현실과 역행하는 이 발언은, 인구 위기 대응에 있어 일본 내부에 통일된 비전이 부재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정책적 혼선은 거시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있다. 일본은행(BOJ)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오랜 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예고했고, 정부의 내년도 일반회계 예산안 총액은 약 122조 3,100억 엔에 달해 재정 압박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